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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한장 Oct 29. 2022

여름밤

  도심의 야경이 반짝였다. 반쯤 내린 창 밖으로 시원한 밤공기가 들어왔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모습이 백미러에 비쳤다.

  “좋다. 역시 서울에서 살아야 하나.”

  술기운이 돌았지만 산뜻한 목소리였다.

  “어서 올라오라니까.”

  "한 번 지방으로 내려가면 다시 서울 오기 힘들다고 그러던데, 정말인가 봐.”

  “힘들게 뭐가 있어? 그냥 오면 되지.”

  정말? 너, 힘들지 않겠어? 그런 목소리가 들리리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대신 쿡쿡하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만 방심하면 반짝이는 야경이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나는 다시 정면에 집중하며 서서히 핸들을 돌렸다.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가 탄 차 안으로 무언가를 데려다줄 것 같은, 그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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