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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

by 구가영

잠이 오지 않아 불꺼진 방안에 누워

눈만 꿈벅꿈벅 거리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지나있네요.



온갖 생각이 들더니 갑자기 글을 써야겠다, 마음 먹고 써내려갑니다.



요즘 통 잠이 오질 않고

억지로 잠에 들려고 노력해야지만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억지로 잠들고 깨어난 아침도 개운하지 않고요. 얼굴엔 열이 가득하고 부은 느낌이어서 일에 집중이 되지 않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오늘은 아예 목도 돌아가지 않아 하루종일 어깨와 목을 주무르고 다녔습니다.



참, 지금은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잡아 강남 한복판의 회사에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졸의 학력이 전부인 저에겐, 몸으로 뛰는 프렌차이즈 9년 경력이 전부인 저에겐 정말 값진 기회죠. 스무살이 되고 늘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점심과 저녁을 책임지는 일을하며 부러워하는 인생만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무리에 섞여 목거리 사원증을 걸고 쏟아지는 직장인 거리를 걷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퍼스트클래스 좌석이 될 자리.




공장에서도 열심히 살았듯이, 지금 주어진 기회에도 열심히 살고자 아예 회사 옆 고시원을 잡았습니다. 제 LH집은 안성인데요, 한 달동안 안성-강남을 출퇴근 하려니 버려지는 시간과 체력이 참 고역이더라고요. 그래서 고시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회사에 가장 먼저 출근해서 밤 11시, 12시에 돌아갑니다.




낭만있는 부엌.
서울의 밤이 아름다운 곳




그랬더니 회사에서 회사 근처 집을 구해주셨습니다. 참 감사하지요. 위의 사진도, 지금 그 집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서울의 밤이 참 아름다운 곳이예요. 근데 그 집에서 지금 잠이오질 않아, 억지로 잠들기를 포기하고 글을 씁니다.






문득, 지금 잘 살고 있는걸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똑똑합니다. 괜히 서울의 가장가는 땅에서 인정받고 일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낄정도로요. 그래서. 그 생각으로 제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기회를 잡았으면 더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는데, 미운 오리 새끼마냥 자꾸 움츠러듭니다. 잘 하다가도 다시 숨어버립니다. 그런 요즘입니다.



밤의 고속버스터미널. 유독 밤에 도착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내일 출근하여 머리쓰는 일을 해야함에도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다 1년 전 오늘을 돌아봤습니다. 미친듯이 살아 오늘 같은 기회를 만든 그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온갖 생각들이 머리에 스쳐지나가는게 아닙니까. 바로 메모장에 적었습니다. 습관이란 것이 무섭죠. 공장에서 했던 아이디어 떠오르면 무조건 적기, 라는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행해진 겁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다시 해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깁니다.



이곳에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니, 다시 제 꿈을 떠올려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사실 가장 원하는 것을 딱 잘라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냥 가지고 싶은 것, 자유로운 시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삶.. 이런 것들만 막연하게 떠오릅니다. 이걸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방법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거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아주 평안하게 제 머릿속을 채우더라고요. 그래도 원하는 것이 있는 것이니까요. 그걸 가질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은 모르더라도 향하는 곳은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예전처럼 다시, 또, 그냥 떠오르는 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김승호 회장님도 7번 넘어지고 8번째 스노우폭스를 일으켰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것이라고 자꾸 확신이 듭니다. 수천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많은 위대한 사람들이 이 시간을 가졌을 거라 생각하니 위로가 되네요.




방금 아주 시원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글을 쓰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속에 있던 답답함이 쑥 내려갔습니다. 역시 글의 힘은 위대합니다.



고민하지 않고 떠오른 대로 쓴 글입니다. 앞으로 몇 달, 몇 년이 지나 이 글을 쓴 오늘을 대견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참 아름답고 감사한 것 같습니다. 아니 확실합니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소식을 꾸준히 기록하겠습니다. 오늘 날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될테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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