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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면과 비대면서비스 중 여러분의 선택은??

'텔레마케터'가 지겹고 싫었지만 그래도 나의 선택은... '비대면서비스'

by 명랑처자

우선 대면서비스 우리 집의 일부를 개조해서 가게를 오래 했기에 이미 경험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문방구에서 아빠 대신 손님들에게 상품들을 팔았기에 가게를 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면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가게를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대면서비스'에 대해 장단점을 잠깐이라도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 근거리에 0 마트가 생기면서 우리 매상이 저 세상까지 내려가버리니 어쩔 수 없이 우리 문방구는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형제자매들은 역시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나의 선택은 비대면서비스인 '텔레마케터'를 고민 없이 바로 선택했다.


그렇다고 '비대면서비스'가 만만해서 선택한 건 아니다. 나름의 어려움도 많지만 그중에 특히 모니터링이라고 해서 상담 녹취를 듣고 점수 평가하는 건 기본으로 텔레마케터로써 해야 할 일 중 하나이다. 어떤 곳은 한 달에 1번씩 3번 평가를 하는데 그중에 로봇이 1번 평가를 하고, 추가로 1년에 2번 업무 테스트를 해야 한다. 그래도 '비대면서비스'로 고객이 잘 못 했다고 해도 호응어 없이 그냥 영혼이 없는 말로 친절할 수 있고, 가끔은 클레임이 생겨도 빠르게 잊어버릴 수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대면서비스'는 거짓친절로 고객을 대할 수 없어 더 화가 나고, 고객이 가고 난 후에도 그 화를 다스리기가 더 힘들었다.


10년 전 여름... 어쩌다 보니 여동생과 부평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네 잎클로버'라는 가게로 '싱크빅 문고' 바로 옆 가게로 시작했다. 너무 무더운 여름 날씨에 손님이 한 분 들어왔다. 이리저리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손님: 여름 반팔 옷을 살 건데 입어봐도 되죠?

나: 아니요. 여름옷은 불가합니다. 죄송해요~


손님: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여름옷 두 개를 들고 탈의실로 들어간다. 이후 입은 채로 거울 앞에 서 있다)

나: 손님~입어보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손님: (다시 또 다른 여름옷을 2~3개 들고 역시 탈의실로 들어가고, 다시 거울 앞에 서서 거울을 본다)

나: 고객님 안된다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안 사셔도 되니까 그냥 가셨으면 합니다. 안 팔아요.


손님: (전혀 상관없다는 식의 표정으로 이후로 2벌 더 입어보더니 역시 거울 앞에서 잘 어울리는지 본다. 그러다 본인 옷으로 갈아입더니 안 사고 가버렸다)


진짜 별의별 그지 '깽깽이 같은' 손님이었다. 뒤통수에다 욕다발이라도 아니면 소금이라도 뿌려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일주일 동안 불쑥 생각나고, 짜증과 함께 화가 나고, 그 화가 가라앉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일들이 자주 있다 보니 진짜 나를 화나게 한 그 손님들한테 돈이라도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손님의 연속이라면 '그냥 '텔레마케터'가 낫겠다'라고 생각이 시작되니 어느새 아르바이트생을 뽑아놓고 난 다시 상담원으로 돌아갔다. 그만큼 '대면서비스'는 면전에다 제대로 말을 못 한다는 게 큰 단점이라서 여전히 난 '비대면서비스'가 낫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가게주인으로서 비대면과 대면서비스 중 하나를 고른다면??^^;



제18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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