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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Jan 06. 2020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리더십 발휘가 어려울 때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의 리더십, 자유, 그리고 행복

리더십 상태가 잘 발휘가 안될 때는 회사보다 종종 가족 안에서라고 느낄 때가 있다.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의 학습과 육성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회사에서는 열린 자세로 리더십과 가치, 일의 방향과 목적에 대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지만, 가족에게는 닫혀있고 때로는 통제적인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 안에서 너무나 유연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내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면 어느 순간 너무나 단호하고 경직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 차이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나는 정녕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진 위선자였단 말인가? 



생각해보면 그 차이는 대상에 대한 ‘책임의 범위’에서 오는 것 같다.



회사의 구성원들도 물론 같은 공동체 안의 ‘또 다른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내가 그들의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내가 그들을 대신하여 책임을 져줄 수도 없기에 구성원들을 대할 때는 조금 더 열린 태도로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어차피 선택은 너의 몫’이라는 전제 아래, 나는 그저 그들이 스스로 원하는 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생각과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어쩌면 조직 내 ‘계산된 처세’ 일지도 모를 이런 태도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내가 굉장히 개방적이며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담당자로 인식하게 한다.



반면 가족과 대화를 할 때는 이런 태도와 마음을 유지하기가 쉽지가 않다. 아버지가 매장에서 신발 하나를 구입하실 때는 이왕이면 연세에 어울리게 더 질 좋고 멋있는 것을 구입하셨으면 좋겠다. 동생이 가능하면 또래에 비해 더욱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 아내가 나와의 약속시간을 더 잘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버지가 더 싼 신발을 찾으실 때, 동생이 장래희망의 계획에 대해 우물쭈물 한 모습을 보일 때, 아내가 나와의 약속시간에 조금 더 늦게 나왔을 때, 이럴 때 나의 언어는 단호하고 경직되어진다. 가족이 조금 더 좋은 것을 선택했으면 하는 마음, 가족에 대한 남들의 시선이 나를 보는 시선처럼 느껴지는 마음, 가족의 일과 관계에 대한 결과가 나의 책임처럼 느껴지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그들의 선택 상황에도 간섭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도 한다. 처음에는 그런 의도로 이야기 한 것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더 위하는 마음으로,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한 나의 말이 오히려 가족에게 화살이 되어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할 때도 있다.



인간은 선택의 기회가 있기에 ‘자유’할 수 있다.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주체성’이라고 한다면 선택의 기회를 존중하는 것은 인간의 주체성과 자유를 인정하는 기본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의 기준을 내세워 타인의 사고와 선택을 강요한다면, 조금 심하게 말해서 그것은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하는 마음이 잘못 표현되니 내 사랑하는 이들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자유는 늘 책임을 동반한다. 내가 그들을 대신해 스스로 짊어진 책임을 내려놓고 원래 그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자유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 그들의 책임을 덜어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를 함께 더욱 풍성하고 온전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진정 ‘리더십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책임보다는 ‘자유’에 집중하는 것이지 않을까? 인간에게, 그리고 이 사회와 공동체에게 주어진 자유라는 선물을 함께 즐겁게 누리는 것, 그것이 ‘행복’의 비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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