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계곡은 메마를 때가 많이 있다. 비 혹은 눈이 내리지 않으면 수량이 부족해서 물이 잘 흐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암산은 이름 그대로 바위산이라 물을 잘 흡수해서 가지고 있을 토양이 그리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비가 온 후 급격하게 계곡물이 불어 나지만 금방 잦아들게 된다. 눈을 감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듣거나 햇빛에 반사되는 물결을 은근히 바라보는 것 또한 산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힐링 포인트이다. 계곡 가까이 바위에 누워서 눈을 감아본다. 바람이 '슬쩍 왔다가 갑니다.'라고 말을 전하고 물소리가 '촐촐', '찰찰'거리며 끊임없이 흘러가며 이쁜 음률을 선사한다. 그리고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다양한 새소리가 마음을 흥겹게 한다. ‘아!!! 정말 좋다.’라는 마음이 아니 들 수 없다.
그러다 눈을 떠 이리저리 바라보면 다양한 계절의 모습을 보게 된다.
수량이 적은 계곡 바위틈에 “밀푀유(mille-feuilles)”라는 음식처럼 켜켜이 쌓아진 낙엽의 한 꾸러미를 보면서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 것을 느낀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차곡차곡 쌓아진 모습이 정교 하게까지 느껴진 ‘낙엽 밀푀유’는 자연이라는 조리사가 나뭇잎을 재료 삼고 물과 바람의 조미료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창작 음식이겠지요!
자연은 미슐렝 별이 몇 개일까요?
계곡 한편에 차곡차곡 쌓인 낙엽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