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예쁜데 육아는 싫어
육아에 지쳐 턱밑까지 숨이 차오른 어느 날
코로나 대유행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다. 아이와 외출 시 이동 가능 범위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아이 때문에 집 앞 놀이터도, 마트도 편하게 갈 수 없게 되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아이랑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벌써부터 막막하다.
육아 블로그에는 육아 꿀팁, 아이의 사랑스러운 순간, 엄마들의 행복한 육아 일상을 담은 글들이 즐비하다. 그런 글들을 읽고 있자면 거리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저 사람들은 정말 저렇게 육아가 행복할까? 난 하루하루가 참 고되고 힘이 드는데 하하호호 즐거운 모습들을 보면 나는 더 우울해지곤 한다. 아이로 인해 행복한 것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아이를 얻은 대가가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아이가 우는 것을 극도로 못 견디는 편이다. 우는 소리 듣는 게 질색할 정도로 싫다 보니 애가 울 기미만 보이면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그러니 육아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안 된다고 했다가도 아기가 울면 이내 못 이겨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지만 나는 어쩔 수가 없다. 우는 걸 단 5분, 아니 1분도 못 듣고 있겠다. 오늘 아침에 앞치마를 두르고 잠깐 설거지라도 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어대는 통에 결국 앞치마를 벗어던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나는 미친 듯이 울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묻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꺼억꺼억 소리 내며 한참을 그렇게 울고, 아이 얼굴에 대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 도대체 넌 왜 한순간도 내 옆에서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는 건지, 시야에서 엄마가 없어지기라도 하면 왜 이리 날뛰는 건지, 언제까지 난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건지.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내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 것은 이런 미칠듯한 육아에서 도저히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것.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은 내가 좋아하는 문구다. 힘들 때 이것만큼 나를 버티게 해 주는 건 없었다. 그러나 육아에서는 이 말이 더 이상 힘이 되지 않았다. 다 지나간다고, 그래도 애 키울 때가 제일 좋았다고 하는 주변 어른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과거를 뒤돌아봤을 때 그 시절이 그립고 추억이라 여기게 될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 이 시간이 무척 견디기가 어렵다. 그동안 피곤한 가운데서도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어보겠다고 수많은 육아책들과 육아 유튜브 영상을 찾아 공부하며 노력했던 시간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나 하나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멘털 관리도 못하면서 좋은 엄마 욕심만 냈던 내가 부끄럽다. 나는 육아가 너무 싫다. 어쩌면 나는 엄마가 되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글을 쓰면서 자기반성을 했고, 동시에 앞으로의 삶을 위한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하곤 했었다. 그러나 그런 다짐조차 지금 내게는 버겁다. 내 안의 에너지가 다 빠져버렸는데 또 무슨 힘을 자꾸 내야 한단 말인가. 애써 나를 일으켜 또 얼른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채근하고 싶지 않다. 속상하고 우울한 채로 잠시 그냥 두고 싶다. 얼룩진 마음이 진정이 될 때까지. 툴툴 털고 다시 스스로 일어날 용기가 생길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