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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Jul 11. 2018

어쩌면 음식의 이름을 정하듯


오늘 계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우선 계란을 20분 정도 삶아서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고, 흰자를 잘게 썰었다. 노른자와 흰자를 합쳐서 마요네즈와 후추를 함께 섞었다. 모닝빵을 버터에 굽고, 치즈를 그 위에 살짝 녹였다. 청경채를 깔고 계란을 쌓아 올리고 마지막은 방울토마토를 얻었다. 입도 눈도 즐거운 한 끼, 계란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왜 계란 샌드위치라 부른 거지?

청경채도 들어갔고 방울토마토도 있는데, 왜 이것을 계란 샌드위치라 부른 걸까?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어떤 사람이라 부르는가?

그럼 나는 어떤 사람일까?


타인에게 공감을 잘해서 툭하면 우는 나는 마음이 여린 사람인가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던지는 나는 표현이 서툰 사람인가

이제는 인생을 계획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나는 대책이 없는 사람인가



어쩌면 음식의 이름을 정하듯


어쩌면 우리는 음식의 이름을 정하듯,

나를 혹은 그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는지 모른다.

계란과 함께 있는 과일과 채소를 보지 못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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