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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Jan 05. 2019

"여기는 위험하니까 손을 들어야해"


새해의 첫 토요일,

약속이 있어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차가 다니지만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 다다랐을 때, 옆으로 엄마의 손을 잡은 아이가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위험하니까 손을 들어야 해.



마스크를 쓴 입으로 웅얼웅얼 말하며 엄마를 잡지 않은 손을 번쩍 들었다. 손을 들어도 작고 작은 아이였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 절로 미소가 나왔다.



그리고 또 한편,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어른은 위험할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생각해보았다.


내가 위험할 거 같을 때 어떤 행동을 하지?
어른들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
아이가 건널목에서 손을 드는 것처럼, 어른들이 위험에 대처하는 특정한 행동이 있나?


어릴 적에는 나도 저 작은 아이처럼 한 손을 번쩍 들고 다녔던 거 같은데, 지금은 손을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 거 같다. 오히려 아무 일이 없는 척 행동했던 내가 떠오른다.


어른이 되면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사는 것에 급급해 위험을 피하기만 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나는 위험이 다가올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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