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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May 31. 2020

취향이 잔뜩 묻은 5월의 책

십년, 명상, 사람, 젋은 작가ㅣ오월의 책 4권 이야기


[취향이 잔뜩 묻은 5월의 책]은 글쓴이가 5월 한 달 동안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것을 골라 적습니다. 취향이 잔뜩 묻은 책 이야기, 편히 슥슥 읽어주세요.






다소 서늘한 삶의 이야기, 『최선의 삶』

최선의 삶 ㅣ 임솔아 ㅣ 문학동네



임솔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소설은 열여섯 살 때부터 십 년 이상 꾼 악몽을 받아쓴 것이다."


그의 말처럼 이 소설은 악몽 같다. 위태로운 가출 청소년인 강이와 소영, 아람의 생활이란 차라리 꿈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 삶 역시 생생하게 현존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강이에게 맘이 쓰이고 소영을 지긋이 바라보게 되고 아람이를 안아주고 싶은 맘이 든다. 


 특히 작가는 엄청난 일을 덤덤하게 말하는 느낌이 있다. 일부러 그렇게 한다기보다 인물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그들에겐 너무도 일상이기에. 어떤 연민이나 안쓰러움, 불쌍하다는 감정이 없다.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다소 서늘하게 적은 것뿐이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가출 청소년이 발화자가 된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들도 그들 스스로를 가출 청소년이라고 말할까. 그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한 가지 시선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혹시 이런 시선이 궁금하다면, 평범함에 벗어난다는 걸 다르게 바라보고 싶다면 혹은 가족보다 친구와 함께 있기를 바란다면, 이 소설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나는 완전한 존재다, 『자기 돌봄』

자기 돌봄 ㅣ 타라 브랙 ㅣ 생각정원



함께 명상을 하는 분들과 읽은 책이다. 타라 브랙은 임상 심리학자이자 명상가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왜 자꾸 불안에 빠지는지, 끊임없이 생각이 떠오르는 이유가 뭔지 이해하게 되었다. 명상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으니 한 구절마다 더욱 깊게 와닿았다. 그리고 명상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명상이 궁금하거나 내 마음을 잘 챙기면서 살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혹은 아래 구절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면! 함께 읽어요.


'나는 있는 그대로 완전한 존재'라고 인식한다면, 우리는 상처받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아니라 상처, 실패, 좌절, 절망 등 모든 부정적인 일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인간은 실패하고 상처 입고 아파할 자유가 없다면 진정으로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는 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마음껏 살 수도 마음껏 사랑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걸 그린 책, 『식물 그리고 사람』

 식물 그리고 사람 ㅣ 손정민 ㅣ 미메시스 



이 책은 애정 하는 땡스북스에서 샀다. 합정 골목 노란 간판으로 빛나는 땡스북스에서는 종종 생각하지 않았던 처음 본 책을 사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랬다. 식물과 사람이라.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펼쳐보니 자신의 가까운 사람과 식물을 하나씩 연결 지어 그림을 그려놓았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로망이 있는지라 자유로운 손그림들을 간직하고 싶은 맘에 책을 샀다. 저자 역시 식물을 좋아하고, 자신 곁에 있는 사람들을 애정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던 거 같다. 그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 아름다운 식물의 그림을 보는게 재미있었다. 




좋은 요즘 소설이 궁금하다면,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ㅣ 강화길, 최은영, 김봉곤,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 이현석 ㅣ 문학동네



소설에 많은 관심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이 책을 사서 읽었다. 젊은작가상은 등단 10년 이내의 작가들 중 멋진 소설을 쓴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많이 보였다. 이 중엔 대상 작품도 있고 동시대에 쓴 단편 소설들이 묶이다 보니 비교 아닌 비교하는 마음이 드는 거 같다. 하지만 무엇이 무엇보다 좋다는 것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쓴 단편 소설로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수상한 소설들이 약자와 소수자를 향해 살뜰한 애정을 보내고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이 책엔 단편 소설과 더불어 작가들의 코멘트와 젊은 평론가의 글도 함께 실려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줄어가는 페이지가 그렇게 아쉬웠다. 혹시 요즘 소설이 궁금하다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것이다. 또 좋아할 작가를 찾아 떠도는 애독자라면 적극 추천해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젊은작가를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 1년간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금 사야 이득이죠 :)








그럼 다음엔 [취향이 잔뜩 묻은 6월의 책]으로 돌아올게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책에 관심이 생겼다면 남겨주세요. 이미 읽은 분들도 감상 남겨주시면 감사하게 댓글 남기겠습니다. 그럼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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