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답다'는 건 무엇일까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는 모습일까?
자신이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것일까?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고 애착을 가지는 모습이 사람다운 모습인가?
이 짐승만도 못한...
오늘 지하철에서 일어난 상황을 보며 사람다운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지하철에서 만났다. 지하철 안에서 물건을 팔거나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불쾌할 수 있고 귀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이상이었다. 구걸하는 사람의 사진을 찍어서 신고를 하려고 했다.
"할머니, 여기 보세요. 신고하게"
그 순간 지하철은 고요하게 정적이 되었다. 아무도 그 어떤 말을 꺼낼 수 없었지만, 저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구걸하던 할머니가 자신을 신고하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던진 말이다. 그 외 모든 감정을 실어 그 사람에게 화를 냈다. 맞다. 그 사람은 사람답지 못했다. 그 사람을 보며 사람다운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었다.
제발 사람이 사람답기를
사람이란 측은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힘든 타인을 보면 자연스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그 사람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국 그 구걸하던 할머니는 투철한 신고정신을 가진 사람 덕분에 지하철에서 쫓겨났다. 규칙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불법 노점을 하고 구걸하는 것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과연 이것이 사람다운 모습인가에 대한 기록이다.
팔다리가 있고 사람처럼 걸어 다닌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발 사람이 사람답기를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피해를 주어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을 보면서도,
오늘 타고 온 지하철에서도 참 많이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