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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계절

by 하월야

아주 어릴 적 초등 저학년까지 겨울방학 때는 할아버지 제사,

설 명절, 할머니 제사가 있어서

고향 큰집을 아버지와 절도하지 않는 여자아이인

나를 데리고 시골(고향)에 갔었다. (항상 나만)


그곳은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

산바람과 들판의 칼바람이 매우 매섭게 느꼈다.

아버지가 논두렁에서 짚단에 불을 지펴서 손을 녹였다.

그래도 추웠다.


지금 집 앞 산을 보고 있으니 그때 겨울이 생각난다.


추위를 피해서 동구 밖 아제 집에서 몸을 녹이고 들어가면,

어둑어둑해져 초가집 위 굴뚝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안방에는 희미한 호롱 불이 켜져 있었다.


고향에서 5살 때 시내로 이사를 나왔는데

내 몸이 기억을 하는 걸까?


성장한 시내 생활보다 고향 생각이 가끔 난다.

어쩌면 선산에 누워계신 아버지 생각일까?


큰엄마는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계시는데 참나무잎과

솔나무가지가 대체로 땔감으로 쌓여 있고

솔나무는 연기가 많이 나고 매웠다.

머리카락과 옷에 냄새가 배어들었다.

내겐 오랜세월 겨울이 길게 느껴졌었다.

4계절 똑같이 3개월인데도.

이제는 그 겨울마저도 짧디 짧다.

이렇게 좋은시간, 좋은계절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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