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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또 제주(22)

한림에서 22일차-1월 30일 목요일

by 풀잎소리

원래 오늘의 계획은 없었다.

어제 그제 집에만 있었더니 뭔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았다.

제주도에 왔으면 뭔가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숙소에만 있어도 좋을 그런뷰 좋은 곳 구해놓고 말이다.

단송레서피라는 곳에 가서 도자기 체험을 하기로 했다. 독일 가정식 식사부터 하는 체험을 신청했다

감자수프, 직접 만든 통밀빵, 샐러드, 수제 소시지로 구성된 식사부터 했다. 체험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살짝 어색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장님이 말을 걸었다.

사장님이 왜 도예가가 되었는지, 독일인 아내분이 왜 제주까지 와서 빵을 굽게 되었는지 등 개인적인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져서 사장님한테 물어봤다.

‘선생님, 지금 행복하세요’ 도예가 선생님인 사장님은 망설임 없이 행복하다고 답하셨다.

어쩌면 나한테 한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가? 나는 행복한가? 나는 늘 행복했다. 어려운 일도 짜증 나는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달살기를 즐길 수 있는 직업과 환경을 가지고 있으니 난 행복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것이 나를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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