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서야 6월이 되었습니다

by 오 지영

매년 초에 달력 선물을 받습니다. 고양이와 강아지가 그려져 있는 사랑스러운, 벽에 붙이는 종이 달력이지요.


사는 게 뭐 그리 바쁘다고, 저는 이 달력 바꿀 때를 자주 지나칩니다. 정신 차려 보면 이미 10일이나 지났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얼마 안 있다 또 바꿔야겠네, 하면서 바꾸고는 하죠.


가끔은, 지난 줄 알면서도 바꾸지 않은 채로 지난달 달력을 봅니다. 그리고 왜 지나간 시간에 갇혀있었는지 생각합니다. 무엇에 미련이 남았는지, 무엇을 후회했는지, 무엇이 아팠는지, 무엇이 그리운지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나서야 달력을 바꿉니다.



오늘에서야 6월 달력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미 15일이 지났으니, 저의 6월은 15일짜리인 셈이죠. 다음 달에는 꼭 31일짜리 7월을 보내야지 다짐 하며, 오늘에서야 6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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