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소설 I 여름 지나 봄 | 후기

후기

by 오 지영

해당 소설은 웹소설 플랫폼에 지난 한 달 동안 연재후 비공개 하였습니다. 연재 후기입니다.




1. 왜 이별 소설인가요?


이별을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감당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지요. 그럴 때 저는 주로 책을 읽는데 에세이가 주는 한계가 있었어요. 내 감정을 들킨 것처럼 쓰여 있는 글들을 마주하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이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앞으로는 어쩌나, 앞으로는 어떻게 흘러갈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죠. 그래서 이별을 한 주인공들이 각자 다른 방법으로 성장해나가는 소설을 써 위로가 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쓰면서 제일 많이 위로받은 건 신기하게도 저였습니다.


2. 가장 애정 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 글은 제 소설 중에 주인공이 가장 많은 소설이에요. 다른 단편소설들은 하루, 이틀에 초고를 뚝딱 완성한 반면에 공들여서 캐릭터 설정을 하고 사건을 부여하고 초고를 쓰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서인지 지안, 새봄, 민, 희나 모두를 애정 합니다.


3. 그래도 있다면요?


아무래도 모두 헤어짐으로 끝이 났지만 유일하게 사랑을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민이와 준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이 설렘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나이에 만나 상대의 높고 낮은 인생을 지켜보면서 겪은 시간들을 최대한 예쁘게 담고 싶었어요. 그 시절에 만난 사랑은 유독 깨끗하고, 영롱하고, 소중한 것 같아요.


4. 제목은 왜 여름, 그리고 봄인가요?


원래는 4부작 단막극 또는 웹 드라마화할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다 일단 소설을 써 놓자 해서 쓴 소설입니다. 4부작에 예쁜 계절이 다 담겼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왜 늘 계절의 시작은 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예쁜 계절이 시작이 아니라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구요. 그래서 지독한 여름부터 시작해 모두 봄을 맞는 내용으로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5. 픽션인가요 논픽션인가요?


주인공 넷, 소윤까지 다섯이네요. 저는 이들과 닮아있어요. 하지만 저만 닮아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 모두가 닮아있을 거예요. 어느 부분은 픽션이기도, 어느 부분은 논픽션이기도 합니다. 이별을 겪고 있고, 겪어본 여성 독자들이 공감을 하며 읽기 바라며 썼어요.


6.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은?


저의 자존감 지킴이인 친구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어요. 좋은 말을 듣고 싶었거든요. 다 읽고 친구가 20대의 연애는 새콤달콤한 비냉이고, 30대의 연애는 평양냉면이라며. 평양냉면 같은 글이라 해줬는데 그 말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아, 그 친구가 해준 또 좋은 말이 있어요.


“어디서 들었는데 불과 이십 년 전에는 티비에서도, 라디오에서도, 어디서나 사랑을 외치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사랑이란 단어가 금기어처럼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주체가 된 것 같다고 하더라. 그 말에 공감했어. 누군가는 조금 유치하더라도 사랑 이야기를 해주길 바랬는데 그게 너여서, 진부할 수도 있는 사랑이야기를 예쁜 단어를 모아 정성껏 전달해준 것 같아.”


왜 이 친구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는지 이해가 가죠?

웹소설 플랫폼에서 첫 댓글이 달렸던 것도 기억나네요. 좋은 댓글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마다 모두 캡처했습니다. 숨겨두고 나중에 꺼내 볼 거예요.

7. 양양을 좋아하시나요?


네. 바다를 좋아해요. 하지만 서핑은 못합니다. 물 무서워해요. 그래서 지안이나 희나에게 시켜보고 싶었지요. 멋있잖아요. 서핑하는 여성.



8. 아쉬운 점은요?


소설의 여름/가을 부분이 이별 후 나타나는 증상들, 그 과정들이 담겨 있어서 읽기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중반부까지 새로운 인연이 등장하지 않아 읽기에 지루한 부분이 있지요. 아마 그 부분만 읽고 더 이상 읽지 않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9. 이별에 서 있는 분들께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 해도 시간은 가지 않고, 화가 나서 자다가 깨고, 나를 자책하기도 상대방을 욕하기도, 또 다른 사랑 앞에서 무섭기도 한 때 가요.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나면 걷는다는 친구 말에 두 달 내내 나가서 걷기만 했던 시간들이 있었지요. 저는 충분히 걷고 충분히 울고 충분히 아파하길 바라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되리라 믿어요. 제가 모든 이별들을 모아 이 소설을 쓴 것처럼요.


10. 완결 소감


웹소설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동안 파스텔 톤의 글이다, 수채화 같다, 라는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잔잔하고 큰 사건 없이 지나가는 소설도 사랑받을 수 있구나 싶어서 기뻤어요. 초고에 피드백을 준 친구들, 오타를 발견해주던 친구들 모두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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