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드디어 끝났다!" 40년 직장 생활을 뒤로한 은퇴자의 유쾌한 인생 2막!
"아, 드디어 끝났다!"
40년, 정말 징하게 다닌 직장 생활이었습니다. 정년 2년을 남겨두고 결국 명예퇴직 도장을 찍었죠. 솔직히 말해, 정말 힘들었어요. 40년간 열심히 근무했기에 미련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연금도 나와서 여행을 다니면서 살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회색 도시를 떠나 푸른 고흥으로!
퇴직 직후, 저와 남편은 더 이상 고민할 것도 없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필요한 건 **'힐링'**이었으니까요. 콘크리트 냄새 나는 회색 도시를 벗어나 전남 고흥으로 훌쩍 떠났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선언했죠.
"여보, 우리 이제 매일 아침 맑은 공기 마음껏 마시고 푸른 산 보면서 살자! 40년 스트레스, 고흥에서 싹 다 풀자고!"
고흥은 정말 우리에게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풍경: 봉래산, 팔영산, 적대봉을 오르면서 봤던 그 청명한 하늘과 옥빛 바다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요.
완벽한 귀촌 조건: 날씨도 온화하고, 땅값도 싸고, 심지어 인구소멸지역이라고 귀촌 혜택까지 준다니! "여보, 여기가 바로 천국이네!" 남편과 마주 보며 웃었죠.
고흥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새들이 지저귀고, 거실에서는 푸른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생활. 이게 바로 진짜 힐링이었습니다.
산 위에서 '웃는 바위'를 만나다
고흥에서의 생활은 여유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날 **'싸목싸목길'**을 걷다가 남편이 저를 쿡 찌르더군요.
"어머! 여보! 저 바위 좀 봐! 오늘은 정말 활짝 웃는 것 같더라!"
'천천히'라는 뜻의 운암산 싸목싸목길 10km를 왕복으로 걸으며, 산 위에서 웃는 얼굴 모양의 바위를 발견했던 일은 지금도 신기합니다. "오늘은 많이 웃네," "오늘은 웃는 모습이 잘 안 보이네" 하고 이야기 나누던 기억! 소소하지만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죠.
게다가 SNS작가단 활동도 하고, 하모니카 연주 봉사까지 하면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 70일간의 홋카이도 차박!
하지만 우리의 진정한 **'화양연화(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차박 여행이었죠!
늘 여름이면 시원한 강원도로 갔었는데, 올해는 스케일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남편에게 '큰 그림'을 제안했죠.
"여보, 강원도보다 더 시원한 곳으로 가자! 이왕 가는 거 제대로 즐기자고. 홋카이도, 어때? 무려 70일간 가는 거야!"
그렇게 우리는 꿈에 그리던 70일간의 홋카이도 차박 대장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비록 일본어를 1년 준비했다지만 못 알아듣는 말이 더 많았지만, 낯설고 신비로운 일본 땅을 시모노세키에서 오마까지, 그리고 홋카이도로 60일간 누볐습니다.
"와, 여보! 전봇대 하나 없는 거 봐! 에사누카선!"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달릴 땐 신나서 남편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죠. 원시림 상태의 시레토크, 바다 같은 칼데라호... 시원한 여름을 만끽했습니다.
홋카이도 왓카나이의 삼림공원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공원에서 만난 야생 사슴들이 기억에 남네요. 최선을 다했고 두 사람 다 건강하게 70일의 일정을 잘 소화했습니다.
70일간의 여행, 그리고 부산으로의 복귀
여행은 꿈만 같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여보, 큰일 났어. 고흥 집 연세가 너무 많이 올랐대!"
결국 우리는 일본에서 여행하는 동안 고흥을 떠나 부산에 있는 집으로 복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7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와 보름 동안 이사하느라 또 바쁜 나날을 보냈죠.
그리고 드디어 부산으로 이사한 그날!
남편이 말했습니다.
이제는 남이 차려주는 밥을 먹고 싶다. 나만의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제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당신은 30년간 집안일하느라, 70일간 차박 여행 따라다니느라 정말 힘들었잖아. 이젠 당신만을 위한 시간을 내가 줄게!"
딸이 10만원 제가 30만원을 따로 챙겨주면서 점심은 꼭 사먹으라 했습니다. 우리의 식사는 1일 2식이고 아침에는 빵을 먹으니 점심만 사먹으면 되니까요.
그렇게 남편은는 '포상 휴가'처럼 홀로 차박을 떠났습니다. 겨울이 와서 추워질 때까지 입니다.
이제 그의 시간, 전업주부로의 컴백!
"그럼 저는요?"
"30년만에 전업주부로 다시 태어나려 합니다! 취준생 아들과 공무원 딸 도시락도 싸주고, 빨래와 청소를 하면서 저만의 시간을 채울 거예요."
남편의 유쾌한 2막 뒤에는, 30년 넘게 헌신한 아내의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의 리타이어의 시간을! 저는 이제 .가족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전업주부로서의 3막을 열어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