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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소재이야기
03화
소소재 세번째 이야기.
여름방학
by
진솔
Jul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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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한 백자같은 이름 소소재
작은 웃음과 소박한 이야기가 드나드는 소소재.
투박한 알감자같은 이야기를 담아낼 소소재의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지는 40년전이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한번 맞이하는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설레고 신이납니다.
해는 무르 익어가고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여름 뙤약볕
아래
논두렁 한가운데 자리한 국민학교 교실안에서는
논바닥에서 울어데는 개구리 소리와 교실안의 개구쟁이들의 목소리가 서로 드높습니다.
태양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를 내보일때면
여름방학을 합니다.
나락 여물듯 쑥쑥 커나가는 60명의 전사들과의 한명의 장군이 진두지휘하는 그곳도 쉬어가는 때입니다.
여름방학이 한발짝 다가오는 일은 학교에 가지 않는
자유를 만끽합니다
두번째는 새벽일찍 돌아다녀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 방관을 경험합니다.
또 하나의 빼놓을수 없는건 새벽일찍 새끼 흙염소를 끌고 돌아다니는 여유 있는 산책을 일찌기 즐기는 낙을 누리는 삶을 나름살았던 일입니다.
엄마는 이슬먹은 풀은 염소에게 안된다며 매번
별라다는 내게 욕을 한바탕 퍼부어대도
귓가에 욕인지 꾸중인지 잔소린지 들리지 않는
여름방학이었습니다.
하얀거라고는 찾을수 없던 온통 까만아이.
시골서는 흔하디 흔했던 염소인데 서울살이 서른 해가 넘도록 염소구경은 힘듦니다.
대신 어느 음식점메뉴에서 흙염소탕이라는 글자를
본게 전부입니다.
언젠가 순이야 노올자~ 에 썼던 순이가 바로
우리집 염소 이름입니다.
염소는 원래 개체수가 많던 적던 무리생활을 하는
녀석들인데 약하게 태어나 에미로부터 무리에서
버려진 아이입니다.
살기까지 엄마가 분유를 먹여키우고
풀을 뜯기 시작하며 내 차지가 되었습니다.
부모들로 부터 크게 주목 받지 못하는 우린
제법 꿍짝이 잘 맞았습니다.
가끔은 집에 삶아진 감자 몇알과 주먹밥 같은 찬밥 한덩이를 들고나가 산으로 들로 쏘다니다
저녁 해가 어스름해져야 들어와도 누구하나 크게 놀라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찬밥 덩어리를 챙겨나가는 날은
전날 집에서 전쟁이 터졌다든가 큰 목소리가 오고 가는 날입니다.
조용히 찬밥 한덩이와 순이를 데리고 나오면
비로소 전쟁터에서 멀어지며 그 곳 사정과는 다른
다른나라 사람이 되는 속 편한 쪽을 택하고 맙니다.
그늘진 산 나무아래 순이를 옭아메던 목줄을 풀고
팔베게를 하고 누워 하늘도 구름도 가끔모르는 그리움과 상상을 실어나르는 바람결에
눈물없는 마른 슬픔을 한바탕 뱉고 나면 나도 모를
시원함이 생겼습니다.
그 속이 편안한 상태
마음속에 꼬물거리는것들을 잠시 잊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순이와 나는 달리고 달렸 습니다.
순이와 내가 오른 산은 우리집이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물론 집 안까지 보이지는 않는거리지만
그 작은 발걸음은 멀리간다 해놓고도 보이는 곳을
서성였나 봅니다.
저녁 무렵 굴뚝에서 연기가 제시간에 피어 오르면
전쟁이 끝남을 알립니다.
서둘러 순이의 목줄을 메고 성급히 산 아래를 내려갑니다.
굴뚝에서 제 시간에 연기가 피어 오르지 않는날엔
그날은 그날은 어찌할지 몰라
지는 해만 야속합니다.
아픈건 기억쯤으로 넘기고 좋은 추억은 간직하며
빛을 반짝이는 이야기가 되어 건너 건너 전해집니다.
그런 아이가 자라 어른이가 되어 소풍같은 여름방학을
맞이합니다.
떠나기까지 5일이나 남은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까요?
그 시간이 야속해서 예고전을 이리 매일 씁니다.
암튼 이번 여름방학 야무지게 놀겁니다.
물장구도 치고 산으로 들로 아주 기양 시커멓게
타서
돌아올겁니다.
태양이 붉은빛을 토하는 다음날까지 날을 새며
놀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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