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벌써 주말이군~
일주일이 어떻게 이리 빠르게 지날까?
늘 같은 일상이 그리 지겹지 않다.
일어나 이불을 털고
침실을 반듯이 정리하고 나와
물 한잔을 마시고
세탁기를 돌려놓고
아침 일찍 올려놓은
부지런한 이들의 동태와 소망을 살펴 읽고는
좋아요를 꾹꾹 누르며
배움이 있는 글들은 부분 부분 필사를 해놓고
서야
욕실로 향한다.
밤새 희끗희끗 비집고 올라온 흰머리가
이젠 자연스럽다.
내 단장을 끝내놓고선
이방 저 방 청소기를 돌리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개운하기까지 하다.
시원한 아아 한잔에 띄운 탁구공 만한 얼음이
얼마나 이쁜지
최첨단 기술이 사람을 웃게도 만든다며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책상 앞에 앉으니
뚜벅뚜벅 녀석의 발걸음이 다가온다.
의자는 두 개
하나는 내 것
또 하나는 녀석의 것
아침 치즈 몇 조각을 해치우고는
그림 그리는 내 옆에서 쌔근쌔근 잠이 들었다.
잠 속에서 좋은 일이 있는 듯
꼬리를 쳐 댄다.
또 웃음이 난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
그저 단조롭고 참 단순하다.
마음 걸리적거릴 게 없어 웃을 수 있다.
책상 위 커피 한잔
그리고 뒤적이고 싶은 책 몇 권
언제든지 내손에 닿는
하얀 켄트지
그리고
붓과 펜.
이거면 되었다.
하루를 갖고 놀기엔
바람 솔솔 부는 내 마음의 향기
이 시간이 내겐 호사인
향기로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