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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적제경 May 18. 2024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나의 청약 당첨기

자산을 늘리기엔 부동산이 최고(1)

부동산은 사회 초년생에게는 높디높은 산과 같이 느껴지는 투자자산입니다. 젊은 나이에 시드머니가 적다 보니 부동산 매수는 언강생심, 나와는 먼 이야기다 싶죠. 딱 제가 그랬습니다. 공무원이 되고 돈을 모았지만, 4-5년 차부터 주식에 좀 더 투자비중이 많았었죠. '1억 정도는 있어야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지 않겠어?'하고 막연히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연애를 하고 결혼하게 될 때쯤 부동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생활을 돌아보니 취업을 한 뒤 계속 원룸에 살았고, 공무원이라서 사택을 얻더라도 낡은 집에서 살아야 했어요. 원룸은 너무 좁아서 침대와 컴퓨터 책상을 놓으면 방이 꽉 차곤 했습니다. 그리고 빨래는 화장실에 있는 세탁기를 사용해야 했고, 건조대에 널어둔 빨래는 하루이틀 지나도 눅눅해서 여름이면 쿰쿰한 냄새가 나는 게 일상이었죠.


쾌적한 삶을 살기에는 넓은 집이 필수라고 느껴졌어요. 넓은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사는 미래를 그려보니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됐죠. 이렇게 궁금증이 생기고 현실에 염증을 느낄 때 제가 언제나 찾는 것은 책이었습니다. 

다음날부터 도서관에 가서 책을 뒤져보기 시작했어요. 부동산 초보들을 위한 책들에 빠지지 않는 내용이 부동산 청약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집을 가지지 못했던 무주택자들을 위한 제도였죠.  부동산 청약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다자녀 특별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 특례제도가 많았습니다. 그중 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노렸고요. 부동산 청약을 결심할 때가 딱 혼인신고를 하고 며칠 지나지 않은 때였어요. 하지만 문제는 청약점수였죠. 25세에 결혼을 해서 부양가족이 많은 것도 아니고, 청약가입 기간이 길지도 않았습니다. 뭐 하나 점수를 많이 받을 만한 요소가 없으니 청약홈에 들어가서 청약점수를 확인했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13점이라는 점수. 적을 거라고 각오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로또 청약은 몇십 대 1 경쟁률이라 몇 번이고 넣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한번 청약을 해보는 건 일도 아니었고, 당첨이 되지 않으면 페널티도 없었습니다. 잃을 일이 없는데 도전하지 않는 건 싫었어요.

로또 같은 청약

그런데 문제는 지방에 살고 있는 제 주위에 매력적인 투자 지역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그래서 투자 기회를 일단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찾아온 기회가 제 거주지 지역에서 멀지 않은 광역시 부근 지역 청약이었어요. 해당 광역시는 교육열도 높고, 주위 업무 관련 수요도 많아서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인기 지역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주지 부근 지역에서 이 정도 입지와 가치를 가진 아파트가 있을까? 아무리 나 자신에게 되물어도 나의 상황에서 이 정도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결국 청약을 신청했고, 평형은 84형(전용 25평)과, 74A, 74B(전용 22평) 형 중 74B형을 선택했어요. 84형이 아닌 74형을 고른 이유는 갈수록 가족 구성원이 적어지는 시대이므로 소형 아파트는 더 수요가 늘어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74A와 74B는 차이를 몰라 아내와 함께 둘 중 무엇을 고를까 하다 큰 생각 없이 74B를 골랐었어요. 아마 ‘74A는 사람들이 많이 청약하겠지’하고 막연히 생각해서 반대로 74B를 골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청약 결과 발표 며칠 전 깨닫고 보니 74A와 74B는 구조와 세대수에서 차이가 있었고, 구조를 보나 세대수를 보나 74A를 선택하는 게 가장 옳았어요. 74A동은 7개 동에 세대가 있다면 74B는 1동밖에 세대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특별공급 세대수는 74A동이 38호, 74B동이 3호로 74A호수 대비 74B호수는 8% 정도의 개수밖에 되지 않았죠. 3개 세대를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니! 이 사실을 청약 신청 때 누가 알려줬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선택은 나중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결과로 돌아오게 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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