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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적제경 May 25. 2024

청약에 당첨되려면 이 정도 마음고생은 해야 하나요?

자산을 늘리기엔 부동산이 최고(2)

청약 결과가 나오기 전 며칠 동안 잠을 꽤 설쳤던 것 같아요. 저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아마 떨어지겠지’하고 생각하기까지 했어요. 마침내 당첨 발표가 되는 날은 찾아왔는데요. 홈페이지를 들어가고 나서 결과를 보고 정말 당황했습니다. ‘예비당첨 2순위’였어요. 당첨이라곤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3호 중 예비 2순위니 비율로 따지면 기존 호수의 66%인 2 호수 이상이 계약 포기를 해야 계약이 가능한 거예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이 상황이 되신다면 당첨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을까요? 결국 시간이 지나자 반쯤 체념하게 됐습니다. ‘이 아파트 청약이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데 반 이상 포기할까?’, ‘내가 너무 안일했어.’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마음속을 맴돌았죠. 인생에 주어진 큰 기회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날려버리다니...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요. 당첨을 기대하셨던 부모님께도 이런 사실을 알렸고, 큰 기대하지 말자며 저를 다독여주셨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갔고, 대망의 계약 체결일 날이 되었어요. 모델하우스에서 하는 계약체결일 호실 추첨에 만약 기존 3 호수 중 2 호수 이상이 계약을 포기하거나 당일 오지 않는다면, 저는 원하던 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정해진 시간에 늦으면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는 추첨을 놓칠까 싶어 연가까지 내고 일찍 모델하우스에 갔죠. 기존 당첨자가 계약포기를 했는지 혹은 당일 오지 않았는지는 해당 평형이 추첨을 시작해야 알 수 있었어요. 하필 제74평형 추첨은 가장 늦은 순서였고, 2시간이 넘도록 마음을 졸이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84평형의 추첨이 끝난 뒤 기다리던 호수 추첨이 시작되고, 사회자의 입에 온 신경이 쏠렸죠. 이어서 ‘74B형 신혼부부 특별공급 3호실 중 2호실이 계약포기 하였습니다. 추첨장에 74B형 예비당첨자 계신가요?’라는 사회자의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당첨이 실감 나지 않았어요. 근 한 달 이상 마음속에 있던 근심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었죠. 모델하우스를 나오고 나서 집에 가기까지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지금 제가 소유한 자산 중 가장 큰 자산이 되었어요.

청약 당첨된 아파트는 지금 입주시기를 지나 전세입자를 받았는데요. 사실 2-3년 전 청약이 된 후로 아직 부동산 훈풍이 불지 않아 재테크적으로 이득이 되지는 않고 있어요. 그렇지만 나름의 좋은 입지,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브랜드, 걸어서 5분 내 거리의 대형마트와 지하철 역까지 꽤 괜찮은 아파트라 언젠가 빛을 볼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의 인생 중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다만, 첫째로 계속 청약 홈에 들어가서 일정을 체크했던 것, 둘째로 청약에 대한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했던 것, 셋째로 아파트에 대해 입지와 주변 인프라 등 부동산 투자요인을 파악했던 것, 넷째로 안될 것 같은 순간에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행운이 나에게 올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끌어당겼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부동산 경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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