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위에서 투자할 종목을 찾아보자(1)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스텔란티스와 또 다른 투자사례도 소개할까 합니다. 현재상황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지만,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는 투자인데요. 바로 비상장기업인 컬리에 투자한 경험입니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투자방법 중 하나로 '자신의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투자할 기업을 찾을 때 아내, 자식 등 가족들의 의견과 취향을 존중하라고 강조했죠. 비슷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저도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약 3년 전 투자할 당시에는 아내와 결혼을 앞두고 동거 중이었는데요. 아내는 미식가 스타일이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습니다. 마켓컬리에는 새롭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음식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 호기심 많은 아내는 자주 음식을 주문했죠. 마켓컬리의 제품이 며칠 새마다 택배로 들어오니 저도 자연스레 눈에 익어가게 되더군요. 그런데 어느 날 회사의 택배 보관함에 눈에 익은 마켓컬리의 택배상자가 보였어요. 주문자명을 확인해 보니 20대 젊은 여자 동료분이 주문한 택배였고요. 주위 사람들도 마켓컬리를 잘 이용하는구나 싶어서, 집에 도착한 다음 아내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아내 주변 동료 여성들도 이용하는 걸 봤다는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이때 저는 마켓컬리의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방에 살고 있음에도 이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주로 타기팅하는 수도권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까 생각했던 거죠. 더군다나 주 고객층은 여성들, 주부들이었고 이분들은 플랫폼을 자주 옮겨 다닐 분들이 아니라는 판단도 들었습니다.
결정을 하고 며칠간 저는 마켓컬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는데요. 마켓컬리는
상장 주식이 아니라서 일반 증권사 앱으로 쉽게 사고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를 남들보다 선점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 결국 매수를 하여 500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마켓컬리라는 기업은 이상적인 가치투자와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2014년 창립 이후, 작년 2023년까지 계속 적자만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적자가 이어져 미운오리새끼로 남을지, 계속 성장하여 백조가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지금까지만 보면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100% 투기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말씀드렸듯 주식은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이고, 저는 마켓컬리라는 기업을 믿었기에 기업의 주식 일부를 매수했습니다.
마켓컬리라는 기업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일단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이 정도로 성장시켜 온 훌륭한 CEO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주식을 매수할 때 고려하는 점 중 하나로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영진이 있는가'를 꼽았습니다. 적어도 마켓컬리는 10년 전까지 당연했던 '장 볼 때는 오프라인 마켓에 직접 가서 사야지'라는 주부들의 생각을 바꾼 개척자입니다. 쿠팡의 자본에 밀리긴 했지만 신선식품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죠. 개척자로서 약 10년 간 사업을 키워온 노하우를 가진 경영진인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강점으로 특정 팬 층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 앱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30대 후반 ~ 60대 여성의 사용량 TOP 5에 마켓컬리가 상위권으로 속해있습니다.
결혼연령이 뒤로 늦춰져 30대 후반 여성들이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고연령층의 주부들이 컬리를 애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이 세대는 저 연령층보다 구매력도 더 큽니다. 최근, 컬리에서는 뷰티컬리라는 브랜드를 론칭하여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요. 이 두터운 팬 층을 더욱 활용하기 위하여 새롭게 시장을 개척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보다 뷰티컬리의 상황은 괜찮아 보입니다. 올리브영 매출이 2023년 3조 8천억 정도였는데 한 뉴스 기사에 따르면 1년 만에 뷰티컬리가 거래액 3000억 원을 돌파하며 약 10% 정도 따라가고 있다고 하니까요. 완전한 라이벌은 될 수 없겠지만 무시 못할 2-3인자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공할지 실패할지 지나 봐야 알겠지만, 이처럼 마켓컬리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업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종목을 아내와 함께 발굴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함을 느껴요. 마켓컬리가 성장하여 알을 깨고 나와 하늘을 비상하는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저의 정량적인 투자와 정성적인 투자 경험을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주식을 시작하는데 방법을 몰라 주저하고 계신다면 저의 경험을 참고하셔서 투자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소액으로 시작해 보신다면 좋은 경험이 되실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부동산 투자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