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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과 달리기의 공통점

경쟁하지 않는 나만의 기록운동

by 데이원 Day One

수영과 달리기를 하고 있다.

수영을 하다 보면 신경 안 쓰려고 해도 앞뒤사람이 자꾸 의식이 된다.

내가 느려서 막히나? 잡히면 어쩌지?

혹은 내가 꼭 따라잡겠어라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무리해서 몇 초라도 빠르게 몸을 움직이면 이내 체력이 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늦어지게 되거나 쉬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억지로 따라잡기 힘든 것이 운동이다.

이미 호흡과 영법에서 차이가 날 것이고 내가 노력하는 동안 그들도 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호흡과 체력은 떨어지는 경우는 예외다.


초급반을 지나 중급반에서 6개월 정도 있다 보면 저절로 욕심이 생긴다.

자유형 10바퀴 정도는 돌 수 있을 것만 같은데 호흡 때문에 좌절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별 궁리를 다하게 된다.

고민 끝에 헬스를 하기로 결심했다.


수영을 잘하기 위한 헬스.. 목적이 그렇다 보니 오래 하긴 힘들었다.

헬스 가는 날은 수영을 빠지기도 한다.


여전히 수영실력은 그냥저냥이었다.

중간 정도의 애매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스터반에 들어왔다.

마스터반에 들어오니 오리발을 껴도 수영이 힘들었다.


중급반에서는 오리발 끼고 한 바퀴 도는 것 정도였다.

마스터반에 오니 오리발 끼고 기본 4바퀴씩 5세트를 돌았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마스터반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고생하다 일 년쯤 시간이 지났다.

의식한 적은 없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따라다니는 수준은 되었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보니 벌써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영장을 다녔다.

코로나로 2년 쉬었으니 실제로는 5년이다.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을 거치지 않았으면 그 정도의 실력이 늘지 않았을 것 같다.


최근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마라톤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짧은 거리만 달려봤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빠르게 달려보고 싶다고 마구 달리다가는 부상당하기 딱 좋다.

수영과 다르게 내가 다리와 호흡을 조절할 수 있어서 생각 없이 막 달리게 된다.


처음 달리기를 할 때 겁도 없이 3.5km를 달렸다.

이틀을 절뚝거리며 다녔는데 그 이후로는 초보인 나의 속도에 맞춰 달리려고 노력한다.

앞사람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같은 속도로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운동에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누구는 몇 분에 들어왔네,

조금만 더 뛰면 30분 안에 들어오네... 등

다양하게 말을 듣지만 귀담아듣지 않는다.


수영과 달리기처럼 경쟁하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즐기는 기록운동이 좋다.

지는 것이 싫어 노력하는 것이 일상이 된 나를 조금은 편하게 만들어주는 운동이라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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