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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Nov 20. 2022

<초등학교 1학년 학교생활 궁금하시죠?> 책이 나왔다.

책 발행 직후 황홀감


책이 나왔다. 내 이름이 적힌 소중한 책이 나왔다. 제일 친한 친구들 카톡방에 책이 나왔다고 아내가 알려줬다.

"우와! 대단하다!"

깜짝 소식이라 다들 놀란다. 친구들이 축하 한 마디씩 해 주는데 기분이 붕 뜬다. 그 와중에 베프 녀석이 책을 구입했다고 캡처해서 사진을 보내준다.

"와우! 영광이다. 네가 첫 구매자다!"

한 마디 남긴다. 기분이 얼떨떨하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야구에서 홈런 친 타자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동료들에게 사정없이 머리를 맞고 축하받는 그런 기분이다. 세상 다 가진 기분, 이 기분 참 오랜만이다.



시작은 이랬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내는 사람이 정말 정말 부러웠다. 그리고 그분들이 정말로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나도 내 책을 낼 수 있을까, 나도 내 책 나오면 정말 좋겠다,라고 혼자 기분 좋은 상상을 마구 해 봤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 나는 안 돼!' 하며 1초 내에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러다 어느 날, 초등 발령 동기 동생한테서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형, 제 책 나왔는데 홍보합니다.'라고

순간 머리가 '띵'하면서 동생이 위대해 보였다. 메시지 받자마자 책을 주문하고 읽었다. 학교에서 지낸 이야기가 교육적으로 아주 훌륭했고 내용도 정말 재미있었다.

'아, 그럼 나도 한 번 해 볼까?'

'동생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마음이 순간 일어났다.

'1학년 담임하는데 그 내용을 한 번 기록해보자!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부딪혀보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꾸역꾸역 1학년 교단 일지를 여기 블로그에 1년간 적었다.


그 이후로


'내 이름이 들어간 소중한 책 발간하기'는 나의 꿈 목록 중에 첫 번째가 되었다. 글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나에겐 어쩜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다. 도전했다가 안 되면 그동안의 애씀이 먼지처럼 사라지는 허무한 맹세일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름이 들어간 책을 내 보고 싶다는 강렬한 열정은 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밀알 샘께서 '교사 작가 되기'라는 연수를 홍보하는데 나를 위한 연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신청해서 들었다.

밀알 샘의 연수를 통해

'아!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한 사람을 위해서 적어보자!'라는 열정이 마구 솟아났다. 동시에, 그동안 적어놓은 블로그 글과 브런치 글을 하나씩 꼭지별로 정리해서 초고를 완성했다. 부푼 마음으로 투고했지만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며 좌절하는 날들이 몇 날 몇 달씩 이어졌다.


끝이 없는 떨어짐의 연속이었다. 하하하하하. 어디라도 숨고 싶은 마음 자존심에 상당한 스크래치가 갔다. 일명 마음의 상처인 '마상'이 오래도록 지속됐다. '아! 나는 안 되는 놈이구나!'하고...

그렇게 한동안 나의 초고를 잊고 살았다.


그 사이 


브런치 이웃 분들이 책 냈다는 소식을 종종 보면서 '정말 좋겠다!'란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분들이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분들이 되었고, 어느새 나의 멘토가 되어있었다.

그분들의 투고 과정과 진심 어린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해 보자!'란 도전 의식이 가득가득 밀려왔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밀알 샘의 '자기 경영노트 2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아! 가입하고 선생님들의 좋은 기운을 받아보자, 더 배워보자!'라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는데 덜컥 멤버가 됐다.


'자기 경영 노트 2기 밀알 샘과 선생님들'


나의 든든한 지지자였다. 격주로 아침 토요일 6시부터 8시까지 줌으로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이 자신만의 일상과 독서 이야기와 학교생활을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일면식도 없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한다는 게 나로서는 정말 부끄러웠지만 차츰차츰 적응해 갔다. 그분들의 삶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팍팍됐다. 책도 더 열심히 읽어지고, 글도 더 열심히 쓰게 되었다. 매주 목표와 매달 목표를 정해서 공유하고 그 목표를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면서 잠자고 있던 '나의 초고'에 조금씩 손을 보게 되었다. 초고가 조금씩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고치고 다듬으면서 글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까지도 아직 글이 한참 거칠고 군더더기가 정말 많았다. 하하하.)


특히 밀알 샘(평범한 일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의 저자)은 투고에 떨어지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어승어거 그어누기'를 알려주었다. 뜻은 '떤 사람은 낙할 것이고, 떤 사람은 절할 것이다. 래서 떻다는 거냐. 군가가 다리고 있다.'라는 뜻이다. 이 말에 마음에 편안함을 가지고 다시 투고를 시작했다.


투고 한지 3시간 만에


그 저녁 11시경에 한 출판사로부터 장문으로 연락을 받았다. '꼭 같이 좋은 책을 내고 싶다'는 내용에 아내와 나는 믿을 수가 없어서 둘이 어안이 벙벙했다. 첫 3줄 내용이 이랬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귀한 원고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 좋은 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받은 메일-


계약 후, 한글 원고 수정 작업


그렇게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6월 말부터 책 수정을 출판사와 함께 해 나가기 시작했다. 수정 방법은 이런 식이다. 내가 전체 원고를 수정해서 출판사에 보내면 그 수정 원고를 편집장님께서 다시 수정해주신다. 한 원고로 계속 2번, 3번, 4번 정도까지 번갈아서 수정했다.


수정하면서 내 글이 너무 거칠어서 편집장님께서 참 힘들어하셨다. 글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지라 같은 말이 반복되고, 쓸데없는 내용도 많고, 어순도 맞지 않고, 어휘 부족에 고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긴 수정 과정을 꼼꼼히 다듬어주셔서 다시 한번 편집장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제주 중문에 이사 온 친구 내외와 아내가  내용을 다듬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모여서 책 동호회처럼 의견도 많이 나누었다.

'이 내용은 빼는 게 좋겠다!'

'이 내용은 이해가 안 가니 부연 설명을 해야겠다!'

친구들과 아내가 옆에서 정확하게 알려주니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서너 차례 모여서 글 수정을 같이 하니 글이 책으로 형태가 갖춰가기 시작했다.


그림은 친구 내외 4학년 딸이 그려줬는데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글만 있어 이해하기 힘들었던 활동들이 그림과 함께 있으니 쉽게 이해가 가고 책이 더 책답게 보였다. 친구 가족이 제주에 오지 않았다면 정말 제대로 수정했을까 제대로 된 책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pdf 책 파일 형식으로 나오다


한글로 계속해서 수정을 하다 책 형식으로 pdf 파일로 어느 날 편집장님께서 보내주는데 감회가 남달랐다. '이제야 곧 책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칠 것도 계속해서 나왔다. 한 번 볼 때마다 100개 정도는 기본, 그 과정을 4차례 정도 하니 틀린 글자와 어색한 문장들을 다듬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5개월 정도로 해 보니, 책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정말 힘든 과정이구나를 몸소 느낀 시간이었다. 책 출간을 통해 '나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제일 많이 느꼈고, 나 혼자가 아니라 내 주위 좋은 사람들이 책을 다 같이 만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함께 해 준 사람들


발령 동생이 책을 내서 나를 자극했기에

밀알 샘과 자경노 선생님들이 힘을 주셨기에

출판사 편집장님이 열과 성으로 글을 다듬어주셨기에

친구가 옆에 있어 진심으로 도와줬기에

친구 딸이 삽화 그림을 그려줬기에

나의 아내가 옆에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책은 나 혼자만 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주위 모든 분들의 소중한 마음들이 합쳐져야 가능한 것이었다.


드디어 


내 책이 나왔다.

두둥!


꿈에 그리던 책이 나왔다. 책을 내었냐고 지인분들께 말하니 나보고 대단하다고 그런다. 책도 사 주신다. 고맙고 또 고맙다. 아직은 예약 발행이라 주문을 하면 11월 말과 12월 초에 받을 수가 있다. 책이 아무쪼록 쉽게 재미있게 읽혀 대한민국 초등학생 1학년들과 1학년 담임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책 내용


1학년 학교생활을 담은 내용이다. 1학년 아이들과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적었다. 참고로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참 쉽다. 1학년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들이 보신다면  학교생활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1학년 학교생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마지막 말


혹시 책 쓰기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나처럼 꼭 도전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할 수 있다.

글은 못 쓰지만 적고 남길 수는 있다.

그 마음으로 하나씩 꼭 해보길 바란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나의 책'이 나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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