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리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이 순간이 너무 그리워지는 걸 보니 내가 그 시간을 너무 사랑하긴 한 모양이다.
두구두구두구! 내가 사랑한 시간은 바로 칼국수와 김밥 먹은 점심시간.
'피~너무 시시한 거 아니야?'
'아니야. 평일에 점심에 나 혼자 점심을 먹었다는 자체가 엄청난 선물이야.'
한낮인데도 따뜻한 남쪽 나라 부산인데도 눈바람이 윗지방에서 불어오니 부산 사람들 표정이 '무신 바람이 이래 차노?' 하며 모자를 푹 눌러쓰고 인상을 쓰며 옷을 단단히 여민다.
이 추운 날은 역시, 뜨뜻한 칼국수지. 그래 칼국수에 김밥도 빠질 수 없지,
김밥을 먹으면서 칼국수 면치기를 하며, 뜨거운 국물을 들어마시는 그 삼박자의 콤보는 이 겨울날 누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지,
하며 칼국수집으로 저절로 내 발길이 향한다.
칼국수 국물 맛이 칼칼하니 마늘 맛이 강하게 나는 맛있는 칼국수 집을 아내가 하나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라이더 분에, 혼자 먹는 분들에, 가족 손님들까지 가게 안이 북적거린다.
야호! 나왔다! 국물 한 입부터 하는 게 칼국수에 대한 예의지. 시원하다. 칼칼하다. 그래서 칼국순가? 하하하. 모르겠다. 면도 한 입 후루루. 쭉쭉 넘어간다. 뭔가 아쉬운 건 김밥 하나로 입 안을 가득 채운다. 밥이 들어가니 살맛이 난다.
후루루 짭짭~ 우거적 우거적~ 깍두기도 한 입씩~ 그렇게 뜨뜻한 칼국수를 원샷하고 나니 속이 뜨뜻하다. 속만 데워진 게 아니다. 몸도 데워졌다. 밖에 칼바람이 불어도 '바람 너 장난하냐? 춥지도 않네.' 하며 웃어넘긴다.
이 겨울 뜨뜻한 칼국수와 김밥이 오늘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별 것 아닌 이런 사소한(먹는 게 아주 큼!!) 것들이 행복임을 요즘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 걸, 글을 쓰면서 알게 된다.
착한 가격에 (칼국수 4500원, 김밥 3000원) 맛까지 날 사로잡은 오늘의 선물. 오늘 추위엔 뜨끈한 칼국수와 김밥으로 이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것 어때요?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을 조금씩 적고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내 마음을 참 이상하게 만든다. 오늘은 내가 나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하며 저절로 생각하게 되니까, 그게 삶을 기쁘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