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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Oct 22. 2021

"내꺼 허락받고 써야죠!!!"

아빠 육아일기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마라. 그냥 있었던 일 그대로 적어라. '너무 짧은데..' 짧으면 어떻고 길면 어떠냐. '아하!' 통찰의 순간이 있었으면 마음에 와닿으면 그걸로 족한 거다. 너무 길게 형식에 맞게 쓰려고 하지 마라. 나와 씨름한다. 그리곤 어제 있었던 다섯 살 아들내미와의 일을 간단하게 적는다.


중고 책을 여러 권 샀다. 싸서 그런지 마음에 드는 글귀에 아주 편하게 줄도 치고 메모도 하며 본다. 내가 노란색 색연필로 줄 치며 재미있게 책을 보고 있으니 아들내미 스윽 와서 이런다.


내꺼 허락받고 써야죠!!!

 

뜨끔하다.

맞다.

그 색연필 아들 꺼 맞다.

아들 생일 선물로 친구한테 받은 거다.

허락도 안 받고 눈에 보이길래 사용한 거다.  


"아들, 아빠가 허락도 안 받고 써서 미안해!"

라고 하니 또 이런다.

뭐라고 해야 하죠?


"아들, 아빠가 이거 좀 써도 돼?"


그제야 쿨하게


써요.


한다.


아들내미 잘 배웠다.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 같다. 남의 물건 사용할 땐 사용하기 전에 물어보고 먼저 허락받는 거다. 이젠 아들내미한테 내가 다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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