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연고도 없는 부산으로 이사한 이유
기업 박물관에서 9년간 일하며 1억 원을 모았다.
11살 어린 러시아 여자와 원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원룸에서 2년, 투룸에서 4년을 살았다.
결혼 후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와이프가 힘겨워했다.
러시아 가족을 만날 수 없어 우울해했다.
그런 와이프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와이프는 바다를 좋아한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몇 년간 매 여름 부산을 찾았다.
해운대가 보이는 호텔에 머물며 휴가를 즐겼다.
대도시, 편리한 교통과 인프라 그리고 바다.
우리는 점점 부산의 매력에 빠졌다.
다음 해도 그다음 해도 부산을 찾았다.
사실 우리의 계획은 러시아 이주였다.
모스크바에 아파트를 마련해 새로운 도전을 하려 했다.
이 꿈은 전쟁으로 산산조각 났다.
러시아로 가는 직항이 막혔다.
러시아 경제가 봉쇄되어 카드 결제, 송금도 어려워졌다.
목적지를 변경해야 했다.
우리는 부산을 택했다.
9년간 일하며 모은 1억 원으로 예산을 짰다.
1. 아파트 매매+인테리어 비용 = 7,000만 원
2. 중고 자동차 구매 = 1,500만 원
3. 가전제품 구매 = 1,500만 원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을 이용해 2억 원 대 중반의 아파트를 구매했다.
영어가 가능한 부동산 소장님과 부산을 샅샅이 훑으며 매물을 구했다.
4월에 아파트 매물을 찾아 가계약을 하고,
6월에 중도금을 치렀다.
7월에 인테리어를 마쳤고,
8월에 잔금을 치렀다.
나이 마흔에 내 집마련의 꿈을 이뤘다.
7평 원룸에서 시작해 30평 아파트까지 6년을 참아준 와이프가 고마웠다.
20대 초반 나이에 30대 중반 남자, 그것도 외국인에게 시집온 와이프다.
부산에 살고 싶다는 와이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퇴사를 감행했다.
그냥 다니면 60까지 평범하게 살 수 있는 회사다.
월급이 밀리지도 않고 승진 압박도 없다.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매년 2주씩 쉴 수 있다.
다만 발전은 없다.
급여가 크게 오를 일도 승진해 임원이 될 수 도 없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까
내 사업을 해 인생 역전을 노려볼까
우리 부부는 후자를 택했다.
그렇게 부산 삶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