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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고 가기 아쉬운 것들. 3

미용실과 세탁소

by 태생적 오지라퍼

이불과 같은 큰 사이즈는 빨래방을 이용하거나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된 것을 사용한지 오래이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야하는 옷은 몇 개 되지 않고

운동화 세탁이나

다양한 수선으로 가끔 들른 세탁소가 있다.

세탁소 사장님이나 수선 아주머니나 모두

내 연배이거나 더 연상이다.

집 앞 현관문에 세탁물을 걸어두면 가지고 갔다가

다시 가져다주는

도어 투 도어 시스템이 작동되는 시대인데

아직도 예전 방식으로 세탁물을 받고 내어준다.

물론 기록하는 방식은 컴퓨터를 사용하신다만.

오늘 마지막으로 아들이 입다가

사이즈가 작아졌다면서

아빠에게 내어준 가디건을 찾으면

그게 마지막이 될 것이다.


머리 스타일에 예민한 나는 이사를 가면

주변의 미용실 파악에 애쓰는 편이다.

물론 염색이나 커트는

친구와 함께 한달에 한번 정도 홍대입구 매장을 이용한다만

격식을 차리는 곳에 갈때는 드라이를 미용실에서 한다.

후문쪽은 상가내 번듯한 30대 디자이너의 1인 헤어숍.

정문쪽은 이곳에서 잔뼈가 굵은듯한 내 연배의 오래된 미장원 원장님.

가격은 3배 차이가 난다.

나의 선택은 친절도에서 갈렸다.

돈 때문이 아니라고 강력 주장한다.

정문쪽 미용실이다.

며칠 전 깍두기 담고 남은 무를 드린 이유가 있다.

삶은 옥수수도 찐 고구마도 몇번 얻어 먹었고

무엇보다도 미용실 입구 다양한 색의 분꽃은 실컷 구경하게 가꿔주셨다.

다음 주 화요일 마지막 방문해서 이사간다는 이야기를 하려한다.

왜 안올까 걱정하실지도 모른다.

그 분 성품상.


(마지막 세탁물은 못 찾았다. 사장님이 지방가셨다고 나보러 찾아가라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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