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46
어른이와 어린이 식단의 차이
오늘은 진로체험의 날이다. 명칭은 진로체험인데 내용을 보면 역사투어이다.
2반씩 정동과 명동으로 나뉘어서 해설사님과 함께 의미 있는 공간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는 정동 투어 인솔이었다.
5년간 출근했던 곳이라 내용은 다 알고 있지만 학생들을 모시고 가는 투어는 오랜만이다.
이전 학교에서는 중1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블록타임 시간(2시간씩 묶어서 수업을 진행한다.) 에 정동 일대 지역사회 투어를 하곤 했다.
오늘처럼 역사 투어를 하기도 하고
덕수궁까지 과학문화재 투어를 하기도 하고(덕수궁 돌담길의 화강암이야기나 덕수궁 안에 있는 측우기 등
과학문화재를 살펴보기도 한다.)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서 미술 감상을 하기도 하고
근처에서 진행되는 음악회를 구경하기도 하고
주변의 붉은 벽돌 위주의 건축 디자인을 살펴보기도 하였다.
몇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봐도 진정한 융합수업의 선구자이자 학생들의 예술적 눈높이를 높여주는 기회였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 느낌을 다시 체험한 하루였다.
중2는 아직 역사를 배운지 얼마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동 지역의 근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는 알수가 없다.
그 점을 고려해서 해설을 해주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외부에서 학생 인솔을 하면 그렇게도 배가 고프다.(힘이 든다는 것일게다.)
오늘 점심으로 내가 점찍어 놓은 식당은 2곳이었다. 오징어볶음집과 추어탕집.
먼저 추어탕집에 갔으나 아직 식사 시간이 안되었다고 하여 오징어볶음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미 거의 만석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나올때는 이미 줄을 한참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징어볶음, 삼치구이, 부대찌개에 라면사리까지 밥 한 그릇을 다 먹고(어제까지 배아팠다는 사람이 맞나 싶게 말이다. 물론 4명이 함께 먹은 것이다.)
뷰 좋은 곳에서 커피까지 먹고나니 세상 흐뭇했다.
오후에는 학교로 돌아와서 축제를 대비한 밴드반 동아리의 <그대에게> 첫 연습을 하였다.
집에서 각자 연습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맞추어보는 것인데
다들 열심히 연습을 해와서 어려운 곡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쁜 아그들이 연습도 더 하자고 하고 앰프도 들고 오고 다양한 의견도 모으고
작년 한번 공연에 성공적이었던 경험이 이들을 성장시켰으면 틀림없어 보인다.
내가 할 일은 그들을 격려하는 일 뿐. 격려에는 간식 제공이 최고이다.
아그들이 좋아하는 간식은 역시 엽기 떡볶이. 그런데 MZ들은 대단하다.
떡볶기 종류도 다양하고 선택 메뉴도 여러 종류이다. 그리고 원하는 맵기의 종류도 다 다르다.
4명씩 3테이블에 앉아서 그들만의 토의 과정을 거치더니
나는 이름도 알수 없는 떡볶기를 시키고 서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먹는 모습만 보아도 배가 불렀다,(사실은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것이지만)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고 카네이션도 한 송이 주고 초콜릿도 하나 주고 기분 좋은 말도 해주고
다음 번 연습날까지 정하고는 헤어졌다.
아마도 이번 덕수제 마지막 공연인 밴드반의 <그대에게>는
늘상 들었던 신해철의 원곡 연주나 보컬보다도 더 멋질 것이라 기대된다.
나의 Last Dance... 그들과 함께 준비중이다.
오늘 점심은 어른이 식단, 오늘 이른 저녁은 어린이 식단이었다. 참으로 대조적인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