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61
세 번째 오지랖 해결 완료
여름방학 전 내가 만든 세 번째 오지랖 해결 이야기가 계속 된다.
드디어 Chatgpt 를 학생들과 맛보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작년까지는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왜냐면 편법을 먼저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서였다.
글쓰기나 정보 탐색하기, 그림그리기에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물음을 나 스스로에게 계속 던졌었다.
저작권이나 표절 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서 나는 수업에 조금씩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학생들은 금방 Chatgpt 의 세계에 입문하게 될텐데
그럴바에는 양지인 학교에서 정식으로 알려주는것이
제한점과 한계점도 명시해서 알려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늘 강의는 미래학교에서 같이 디지털기기 활용 수업을 준비했던 강사님을 모셨다.
질문을 통해서 정보 탐색하기 실습부터 시작하였다.
“10만원의 돈으로 여름 방학동안 가장 멋진 곳을 다녀오고 싶은데 추천해주겠니?”
그들의 답은 무한대로 계속 나온다.
질문이 너무 구체적이지 않은 것이다. 좋은 질문이 고퀄리티의 답을 만든다.
“예산은 10만원이고 8월 중순까지 전시하는 서울 중구 을지로 4가역에서 한 시간 이내의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멋진 전시회를 소개해주겠니?”
이제 알맞은 답이 5개 이내로 줄어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전시회를 하나 골라두었다.
다음으로는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개인에 대한 간단한 한 줄 시를 적어달라고 부탁하였다.
“활기찬 농구의 리듬을 타며 기타의 환희를 손에 쥐고 초밥의 맛을 그리워하는 소년”
"심플한 삶을 사랑하는 그, 키 크고(실제로는 안크다. 희망사항을 적었나보다.) 피파로 몸을 단련하며 라면 한 그릇에 행복을 느끼네"
"늦은 밤, 안경 뒤로 숨은 나의 눈은 177cm의 그림자를 드러내며 중학교 3학년 농구 애호가"
다들 멋진 자기 소개시가 만들어졌다.
멋진 그림 그리기와 이미지 만들기를 해보고(역시 남학생들은 야구 선수 아니면 축구 선수를 좋아라 한다.)
이어서 음악 만들기에 들어섰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라한 활동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형태와 시상을 적어주면 뚝딱 1분만에 신곡이 나오는데 TOP100귀라고 자부하는 내가 들어도 곡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다.
학생들은 자신의 첫 작사 작곡 작품이라면서 몹시도 맘에 들어했고 환하게 웃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아마도 각각 다운 받아서 각자의 인스타 등에 자랑할 것 같았다.
상업적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시해주었다.
시간이 부족하여 영상 만들기까지는 도전하지 못했고 이것은 2학기 특강으로 이어진다고 안내해주었다.
2학기 3학년은 천문학 부분 우주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다.
우주에 대한 여러 가지 사진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이것을
영상으로 완성하는 미션을 부여하려 한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Chatgpt에 대한 기초 입문 과정은 모두 다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같은 산출물이 나오지는 않는다.
각자 질문도 다르고 제시어도 다르고 원하는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Chatgpt 산출물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그리고 빅데이터 기반의 Chatgpt를 사용해봐야만 안 좋은점도 알게 될 것이다.
사용을 안해보고서야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좋은 점, 편리한 점이 있다는 것과 안 좋은점, 불편한 점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사용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사용해보지 않으면 영영 알 수 없다.
위 사진은 네잎 클로버를 키울수 있다고 선전하는 작은 화분과 모종을 기른 것이다.
키워보기전에는 네잎 클로버가 나올지 안나올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물을 주고 매일 살펴보고 한달 쯤 지나봐야 아하 네잎 클로버가 나오는구나를 비로서 알게되고 박수를 쳤다.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지나봐야, 해봐야, 손을 데어봐야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