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2

음식에 있어서 격식과 편리 사이

by 태생적 오지라퍼

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2

네 번째,

매번 음식을 해서 먹는 것은 아니다. 가급적 집에서 하는 식사를 좋아할 뿐이다. 그 이유는 내가 많은 양의 음식을 먹지 못하니 음식이 남기 마련인데 쓰레기 문제가 늘 마음에 걸렸고 음식점 주인에게도 미안했고(나올 때 이야기 한다. 음식이 맛없어서가 아니라고 많이 먹지 못할 뿐이라고) 조금은 돈도 아까웠다. 올해 첫 중국 음식을 먹었다. 1년에 몇번 되지 않는 연례행사이다. 사실 어제 모 TV프로그램에서 누군가가 먹는걸 보고 군침이 돌았었다. 윤기 나는 쟁반 짜장에 고추가루를 조금 올리고, 미니 탕수육을 찍먹으로 먹고 나니 조금은 행복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종종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는 것에서 안도감과 기쁨을 느끼곤 한다. 맛나면서 착한 가격일 때 그 기쁨은 배가 된다. 배가 부르면 잠도 잘 올 것이라 믿는다. 혼자가 아니어서 음식이 남지 않았다. 기쁜 하루다.


다섯 번째,

과자를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가끔씩 생각나는 과자가 있다. 오리지널 짱구가 최애과자. 씹을때 빠삭 부셔지는 소리도 경쾌하고 과하게 달지않아 부담이 덜하다. 그 다음으로는 식물의 기공과 비슷하게 생긴 죠리퐁. 생긴게 독특하고 한 주먹씩 쥐고 혀에 올려 녹여먹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커피믹스에 담가먹는 에이스의 눅눅함은 연식이 꽤 된 사람들만이 기억하는 맛이다. 기운이 딱 떨어진 순간에 나를 다시 세워주는 과자의 힘. 추억과 함께 한다.


여섯 번째,

하나뿐인 아들은 꼭 1~2월에는 식단을 한다. 운동도 물론 하지만. 나의 젊었을 때를 보는 듯 하다. 다이어트에 진심이었던 그 시기를. 식단하는 동안에는 가급적 도시락을 싸준다. 자주 먹는 닭 가슴살이 질리지 않게 다양한 야채와 함께 싸주기도 하고 유부초밥 미니 김밥, 양배추와 계란가득 길거리 토스트를 준비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 녀석에게 남는 것은 엄마의 음식뿐 일거라는 걸 이제는 안다.

내 학창시절 도시락반찬은 늘 비슷했다. 신김치 볶은 것에 멸치나 오뎅 볶음. 계란후라이나 계란 물을 조금 묻힌 소시지가 가끔 별식으로 들어있기도 했다. 샐러드나 닭 가슴살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소풍날에나 보던 김밥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그래서 명절에 전을 부치고 잡채를 만들고 소고기국을 끓였던거다. 보리가 들어있지 않은 흰 쌀밥을 처음 먹었을 때의 상쾌함과 불고기 반찬이 들어있는 특식 도시락은 그 날이 생일날임을 모든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비법이었음이 그 시대 국룰. 오늘 문득 분홍색소 그득한 옛 소시지를 사서 계란물에 퐁당하고 한 접시 구웠다. 오랫만에 정시 퇴근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는 아들의 통보를 받고나서 였다. 그러나 아들 녀석은 정성들인 분홍소시지 대신 두부구이와 닭 가슴살을 주로 먹었다. 음식을 먹는다는 건 누군가와의 추억을 되새긴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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