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by 태생적 오지라퍼

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1



첫 번째,

식욕이 삶의 의욕과 비례한다면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 여전히 맛난 것을 먹고싶고 그 과정의 기쁨이 크다. 수많은 요리 유튜브를 하나 더 보탤 수준은 결코 아니다. 다만 혼밥하는 많은 중장년을 위한 메뉴 공유에 대한 지인들의 요구가 몇 건 있었다. 하루 한 끼 집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혼밥 메뉴. 만드는 건 손맛과 요리 재능 및 유튜브를 참고하시라. 아무쪼록 오늘은 감자 두부 기타 야채를 깍둑 썰고 소고기를 조금 넣은 고추장찌개와 하나 남은 가지와 야채를 간장베이스로 볶은 가지덮밥이다.

이렇게 첫 Threads에 글을 올리고 나니 옛 제자가 다음과 같은 답 글을 달았다.

신기하게도 재료의 나열만으로도 읽는 이에게 맛이 전달되는군요. 늙지 않는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공개가 계속되길 기대하겠습니다.

누군가의 관심과 기대가 반갑기만 하다.


두 번째,

카레는 힘을 주는 음식이다. 냉털에 적합하고 맛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고(내 기준에서) 어느 음식하고나 합이 좋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기운이 없는 날 카레를 먹으면 반짝하는 힘이 조금은 나는 것 같다. 냉장고를 열어 조금씩 남은 야채를 모두 썰어 넣고 (크기가 조금씩 다르고 모양이 조금은 비뚠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못난이 야채가 더 건강한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식이 모양이나 데코레이션을 중요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릇과 음식 담는 것에는 늘상 진심이다.) 오늘은 아들 식단용으로 있던 닭 가슴살 큐브까지 넣어 먹었더니 건강한 느낌까지 한 스푼 추가되었다. 2월은 항상 오래 달리기를 위한 힘 조절기간이다. 학교에 늘상 있었던 나에게는...


세 번째,

재래시장 나들이는 새로 생긴 나의 취미 생활이다. 아니다 다시 생겼다는 것이 맞겠다. 어려서 우리 집은 재래시장 근처였다. 딱히 시장 구경 이랄게 없이 학교를 오가는 길이 시장 통이었다. 거기서 나는 주인 몰래 두부를 자르기도 했고 방금 산 계란도 떨어트려 엄마에게 등짝을 후려 맞았으며 힘센 아주머니의 닭 목을 비티는 끔찍한 장면도 목격하였다. 그 이후로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선호하다가 이제야 다시 재래시장으로 회귀 중이다. 오늘은 2,000원어치 봄동을 사서 1,000원짜리 무를 채썰어함께 겉절이 조금 담고 비빔밥이나 샐러드에 넣어 먹을 만큼 남기고(생 열무나 생 봄동 넣어서 비벼먹으면 상큼하더라구요) 봄동 된장국 끓이는 중. 봄은 나에게 맛으로도 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