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맞이하는 자세
열 하고도 세 번째,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이틀 만에
나는 퇴근 시간쯤 배가 몹시 고프고
아홉시 뉴스를 볼 때 쯤 눈이 감겨가고
목캔디와 커피믹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저녁은 붉은 고추까지 썰어 넣어 매콤하게 닭볶음탕.
평소에 샐러드와 함께 야채구이를 자주 먹는 편이다.
남은 야채를 두껍지 않게 썰어서 오일을 두르고 익혀먹는 간단한 요리는
야채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소화에도 편한 것 같아서
생야채보다는 구워먹는 야채를 선호한다.
닭볶음탕이 팔팔 끓을 때 쯤
어제 구워놓았던 먹고 남은 야채를 넣어서 함께 먹었더니
매운 맛을 조금 덜하게 해주면서 달달했다.
사는 것도 그런 듯 하다.
매운 맛이 있으면 단 맛도 있고 둘이 합해져서 느껴지는 덜 매운 맛도 있는 법.
한때는 강해보이고자 매운 맛만을 고수했을 때도 있었고
한때는 모든 것을 생각지 않고 단 맛에만 빠져 있을 때도 있었다.
중간, 평균, 보통... 이런 것들이 정말로 힘든 거라는 걸 이제야 알겠다.
너무 늦은 것 같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