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심당 빵을 사보려 한다.

대전 방문의 1순위 이유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SRT를 한번도 타본 적이 없다.

수서역은 한 두 번 정도 다른 약속 때문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정작 SRT를 타본 적은 없다.

나름 타볼 기회를 노려보았지만 동반자들이 수서역까지 오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하여

번번이 그 기회가 무산되었었다.

따라서 SRT와 KTX를 지극히 주관적으로 비교해보지도 못했다.

오늘 드디어 SRT 좌석 예매에 성공했다.

가까운 일시는 모두가 매진이더라.

2주후 5월 30일이 그 역사적인 D-Day 이고 목적지는 대전역이다.


SRT 탑승 체험 못지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물론 성심당 빵 구입이다.

1년에 한번씩이나 먹을까 하는 성심당 빵이지만

임팩트가 너무도 강해서 가끔씩 이유없이 나를 빵순이로 만들기도 하는 빵이다.

지금까지의 최애빵은 튀김소보로인데

소보로빵을 극한 기름에 튀기고 그 안에는 단팥을 넣은 혈당스파이크를 불러 일으키는 빵이다.

고구마 튀소도 괜찮지만 나는 오리지널을 조금 더 선호한다.

잔잔한 맛을 대변하는 보문산 메아리는 그 다음으로 끌리는 것이고

독특한 향과 맛의 부추빵도 나를 유혹하기는 한다.

물론 성심당 본점에 가서 줄서기를 할 자신도 체력도 없으니

대전역 안에 있는 성심당을 방문할 예정이다.

금요일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막내 동생과 성심당 빵을 쉐어하기 위해서이다.

금요일 오후에 조치원에서 영등포역으로 동생은 귀가를 하게 된다.

잘하면 시간을 맞추어 도킹해서 성심당 빵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볼까 한다.


대전에 칼국수가 유명하다는 소식은 들었었지만

내 기억속의 대전은 가락국수이다.

대학생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를 가려면 목포까지

일단 기차를 타고 가야했다.

(싼값으로 가려고 가장 늦은 시간에 기차를 탔던 것 같다.)

그리고 목포 항구 옆 허름한 여관방에서 다같이 모여서 새벽까지 자고(제대로 잘 수는 없다.)

배꼽에 파스를 여러장 붙인 채(카더라 통신에서 배멀미를 막아준다고 했었다.)

제주행 배에 올랐었고 길고 다양한 우여곡절끝에 제주에 내렸었다.

그 때 큰 이벤트 중 한가지는 대전역의 짧은 정차 시간안에

역내에서 파는 가락국수를 다 먹고 돌아올 수 있는가 아닌가의 내기가 유행이었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이다. 뜨겁고 양도 많고 나오는데 시간도 걸린다.

나는 아예 불가능할 것을 알고 도전하지도 않았지만

과학전공임에도 실제 도전한 용감한 친구들이 있었다. 결과는 물론 처참한 실패였다.

그들은 기차를 놓쳤고 다음 기차를 타고서야 얼굴이 불그락 프르락해져서 목포에 내렸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을 것이다만

그때 그 가락국수의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을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칼국수냐 가락국수냐 중에서 선택하라 하면 나는 가락국수이다.

가는 면발을 더 선호한다. 먹는데 부담감이 덜하다.

그런데 칼국수가 워낙 유명하다니 대전 사는 지인에게 추천받아 한번 먹어보려 한다.(이미 추천을 받아두었다. 감사하다.)

칼국수와 가락국수 양이 너무 많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고기국물 베이스냐 조개국물 베이스냐는 나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양이 너무 많으면 나는 보는데 지레 질려서 조금밖에 못먹게 된다. 많이 남기면 음식점에 미안하다.

그분들 잘못이 아니다.(토요일 동태탕집은 빼고)

맛보다도 음식의 스타일링과 양 등의 시각적인 면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단순한 세가지 목표를 가지고(SRT, 성심당빵, 칼국수) 대전행을 결정했으나

돌아오는 상행 티켓은 끊지 않았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약간은 희망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대전 지인 몇 명에게 굳이 연락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부담을 주기는 싫다.

대전역에서의 상행 티켓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난 토요일 무궁화호 입석 낭만을 처음 경험하고나니 자신감이 올라갔다.

그리고 막내 동생과의 일정 협의도 남아있다.

아직 동생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몰래카메라를 할까도 계획중이다만.

사실 대전에서 버킷 리스트 물망에 오르고 있는게 한가지 더 있기는 한데

그것은 바로 새로 만들어진 야구장 투어이다만

요즘 부쩍 잘하는 한화이글스의 좋은 성적과 함께 연일 매진 사례라서

나에게 그런 행운이 찾아오기는 힘들것이다.

<불꽃야구>나 가끔 보러가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그것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만...

5월의 방문 도시는 자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여주, 이천, 용인, 수원찍고

자발적인 방문인 대전으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4월은 부산이었고 3월은 제주였는데

지금 제주 관광객이 적어서 렌트카랑 항공권도 몹시 싸다는 정보를 보니 급 다시 가고 싶어지긴 한다.

제주는 시기와 상관없이 방문하고픈 곳이기는 하나

적어도 이번 대전행처럼 뚜렷한 목표 세 가지는 있어야 움직이는데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다.

나름 신중한 스타일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동생에게 나의 계획을 알렸더니 금요일 오후에는 기차표가 다 매진이라면서 빨리 돌아오는 티켓을 구입하라 한다.

본인은 벌써 올라오는 티켓 끊었다면서.

그런데 시간이 엄청 이르다.

함께 올라오려는 작전 대 실패.

늘 그랬듯이 혼자 움직이고 칼국수 먹고 성심당 빵사고 혼자 올라오는 것으로.

빵은 다음날 나눠주는 것으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조금은 아리송한 아르바이트 후기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