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문의 능력에라도 기대고 싶다.
SNS에 보름달 사진들이 마구 올라오고 있었다.
약간은 붉은 색이고 높이는 가장 낮고
스토로베리 문이라고 불리운단다.
그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딸기철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딸기색으로 보여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름달도 이쁘지만
반달에서 보름달로 가는 그 과정의
은은하고 우아한 모양을 더욱 더 좋아한다.
그리고 그때의 달이 내 수준 낮은 달 사진에
더욱 잘 찍히는 것 같아서인 이유도 한몫한다.
어제는 꼭 보름달을 보러 나가리라 촬영해보리라 미리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런데 초저녁 톡 하나로 기분이 엄청 달라졌다.
늘상 일상을 주고받는 가장 편한 단톡이었다.
함께 사진을 나누고 정보를 주고 받고 위로와 위안을 주고 받고 하는 후배들이다.
지난 주 제주에 다녀온 후배에게 제주 날씨를 묻고
다음 주 나의 제주행에 혹시 태풍이 오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톡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나의 톡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저 어제 미장원에서 염색하는데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너무 기뻐하며 자기 아들 결혼한다고.
올해 42세래요 결혼식은 내년 3월이고.
며느리가 12살 어리대요 ㅋㅋ>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저 톡을 보는 순간 눈물이 울컥하고 기분이 나락으로 가라앉았다.
분명 나의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아들 녀석을 위로하는 글인데 말이다.
일단 42살 아들이라는 단어였을 것이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나이이다.
올해는 가겠지 올해는 좋은 소식이 있겠지 그랬던 것이 벌써 3년도 넘었다.
35살이 넘으니 초조해지는 것이 사실인데
남자와 여자가 둘 다 마음이 맞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 무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아들 녀석이 괜찮다고 하면 여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하고
여자가 마음에 든다면 아들 녀석이 아니라고 하는 소개팅의 연속이다.
나는 어땠을까?
그냥 나를 좋다고 하는 희귀한 남자가 나타났고
그 남자가 마냥 싫은 스타일은 아니라서 쉽게 타협했던 것 같다.
그럴만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고
그것이 운명이고 타이밍이라는 것을 한참 지나고서야 알았다.
아들 녀석은 아직 타협이 안되는 것일까?
아직도 눈이 다락같이 너무 높은 것일까?
아직도 운명의 타이밍이 안된 것일까?
머릿속으로 이해는 간다만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42살이라니. 너무 많은 나이이다.
무한 슬픔이 몰려온다.
신부가 30살이라는 것에 또 한번 깜짝한다.
나는 아들 어머니이지만 12살이나 띠동갑 차이가 나는 사위를 봐야하는 신부 어머니 마음도 알것만 같다.
아마도 신랑 어머니만큼 마냥 기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42살과 30살이 불같은 사랑을 할 수는 있다만
30살의 멋지고 어린 나이에 42살의 신랑을 선택한
그 도전의 근본은 무엇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12살이란 결코 작은 나이차이가 아니다.
30대와 40대가 갖는 엄청난 경험과 생각과 체력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지금 내가 60대인데 70대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처지가 된다고 대입해보는 그 자체가 그냥 싫고 슬펐다.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보내자 후배들의 위로가 시작되었지만
하나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원래 기분이 나락이 되면 백가지 위로가 소용이 없는 법이다.
스트로베리 문을 보러 나갔다.
소원을 꼭 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구름에 가려서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구름과 밀당 중인 보름달에게 하나의 간절한 소원을 빌어보려는데(여러개를 들어줄리는 없다.)
남편의 쾌유를 빌어야할지
아들 녀석의 좋은 짝 찾기를 빌어야할지
로또 대박을 빌어야할지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을 빌어본다.
<아들 녀석에게 마음이 딱 맞는 짝을 보내주세요.
조건이 맞는 사람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스타일이 비슷한 짝을 보내주세요.
힘든 세상 서로에게 힘이 되는 짝을 빠른 시간 안에 만나게 해주세요.
아무리 100세 시대라 해도 42살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이 몹시 힘든 밤이었다.
아들 녀석에게 내색은 하지 않는다만 본인은 더 답답할 것이다.
절대 비혼주의자도 아니고 이쁜 딸 갖는게 소원인 녀석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