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식은 양이 많다.
많고 많은 제출 서류 중에 병원에서 해야할 검사가 두 가지 있다.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서와 마약류 중독 검사서이다.
이 검사를 위하여 아침을 먹지 않고 평소 혈압 관리 등을 위해 다니는 병원을 일찍 방문했다.
그 병원은 8시 반부터 검사를 해주는 착한 병원이다.
금식을 해야 검사가 가능한데 병원문을 10시에 열면 배가 너무 고픈 것 아니냐?
그런데 내가 다시 공무원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서류를 내는 것일까는 모르겠다.
설명을 들어보니 마약류 중독 검사서류도 종류가 다양한데
직종마다 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나는 제일 높은 단계를 해달라고 했다.
공무원 단계란다. 가격이 점점 더 높아진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다시 공무원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만에 하는 신체검사인가?
키는 줄고 체중도 줄고 허리둘레는 얼마만에 잰 것인가 모르겠는데 아마도 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간호사님이 너무 줄자를 꽉 졸랐다. 고맙다.)
그리고는 소변 검사를 하고(키트가 열 개는 되는 듯하다. 물론 하나의 검사지이다만)
남은 소변은 제출하고 폐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을 뽑고(이럴 줄 모르고 한달 반 전에 혈액 검사를 했었는데 아깝다.)
정말 오랜만에 시력과 청력검사를 하고
색맹과 색약 검사도 했다.(그 테스트 그림책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리고는 3달에 한번 맞는 비타민 D 주사를 맞고 모든 검사를 끝냈다.
비타민 D 수치가 평균보다 낮아진 것은 오래되었는데
그래서 열심히 햇빛을 받으면서 산책하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몸에서 생성되는 비타민D의 양이 계속 늘어나지를 않는다.
비타민 D 생성을 돕는 약을 먹어봤더니 변비만 유발된다.
나에게는 비타민 D 보다 변비가 훨씬 더 무섭다.
할 수 없이 올해부터 비타민 D를 위한 주사를 맞기로 했었다.
마약 검사는 아마도 제출한 소변과 혈액 검사로 판정이 날 듯 하다.
그런데 한 달 반 전에도 혈액 검사는 했었고 결과도 괜찮았고
12월에도 대장과 위 수면 내시경을 했었는데
그리고 1년마다 대학병원에서 갑상선과 유방 초음파 및 기타 부수적인 검사를 매번 진행했었는데도
검사 결과가 약간 겁이 나고 무섭기는 하다.
밥을 굶고 검사를 마치고 나니 약간은 기운이 몽롱해진다.
무엇을 먹고 빠져나간 나의 혈액을 보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을지로는 제법 나에게 익숙한 곳인데도
아침 식사를 하는 곳이 어느 곳인지는 알수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아침을 먹어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한 바퀴 천천이 휴일 을지로를 돌아본다. 역시 아침은 국밥이다.
꽤 이름나서 점심만 되어도 대기줄이 있는 순대국집이 아침 일찍이라 한가하다.
전투적으로 먹어보려 했으나 나의 최대치는 위 사진 음식의 딱 반이다.
왜 사이즈별로 음식을 안파는 것이냐?
나는 (소) 사이즈를 시켜서 음식물 쓰레기를 안남기고 싶은 마음이다만.
모든 검사는 무섭고 모든 음식은 양이 많다.
내가 이렇게 배짱이 없고 소식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간단하게 을지로에서 명동을 돌고 집에 와서 잠시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비타민 D 주사를 맞은 엉덩이가 뻐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