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늦은 귀가였다.

자리가 매우 즐거웠다는 뜻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저녁은 과학과 출신 장학사님들과의 자리였다.

물론 다 후배님들이지만

파견나갔을 때 같이 근무했었거나

미국 연수를 같이 갔었거나

미래학교 설립을 위한 프론티어단 활동을 같이 했었거나

위 내용에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는 분들이다.

물론 열정 에너지 수치는 최고봉 수준이고

현재 다들 중요 직책 수행중이다.


오랫만에 대학로 타코집이다.

조금 일찍 가서 낙산공원 한바퀴 둘러보고

꽃도 보고 공용 화장실에서 이빨도 닦고

언제 만들어졌는지 도통 기억에 없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도서관도 보고

길건너 언제나 아련한 서울대학병원도 올려다본다.

내 첫사랑이 아직 퇴근안하고

저기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금요일 저녁이니

소극장 안내맨들의 호객 행위도 정겹고

데이트 나온 젊은이들은 다 멋지다.

다행이 그 타코집은 내부 환경은 멋졌는데

손님이 많지는 않았고

음식 퀄리티와 푸드 데코레이션이 훌륭했고

우리는 신이 나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이야기를 쏟아냈다.


모임의 취지는 나의 재취업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주식과 코인에서 부터(수익률 15% 놀랍다.)

내비게이션과 무관한 길치와

영재교육과 과학교육의 미래까지

주제는 다양했다.

토요일 모 대학교 영재원 특강이 하루 종일 예정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아픈 남편이 집에 있지 않았더라면

수다는 한 시간은 더 계속되었을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과의 즐거운 수다는

휴대폰을 안보게도 만들고

시간이 훌쩍 가는 마법을 경험하게 하고

다음 날 아침 지하철에서 이 글을 쓰면서 미소짓게도 만든다.

멋진 모임의 끝판왕이었던 셈이다.

귀가 시간이 정말 오랫만에 늦은 시각이었는데

그것은 즐거운 자리였다는 증거이다.

이제 나는 싫은 사람과의 자리쯤은 만들지도 않고

피해다니는 신공쯤은 가지고 있다.

어제 아쉬운 점 한가지는 내 오랜 지병인 치질이 갑툭튀어 나왔다는 것 하나일 뿐.

그들의 탓이 절대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또 최선을 다하고

다음 인사발령이 나면 만납시다.

다들 희망하는 자리로 가시길 미리 기원합니다.

나도 열심히 과학교육 대중화를 위한

강의하고 있을께요.

인도네시아 커피와 비누와

희귀템인 군납 화장품도 잘 쓸게요.

그나저나 겨울에 자카르타를 한번 가볼까?

한국학교 탐방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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