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28

김치 볶음밥이냐, 불고기 볶음밥이냐

by 태생적 오지라퍼

갑작스런 모임이 잡힌 주말 점심이었다.

다른 일정 두 개의 시간을 조절하여 나간 대학 동창회 모임은

오랜만에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을 만나고(요새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덜컥 동창회라는 새로운 모임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어가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은 빠져들까 말까를 고민하는 중이기는 하다.(빠져나올수는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처음 보는 어려운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는 꼭 과식을 하게 된다.

배당받은 음식을 남기기도 그렇고

잘난척 메뉴를 정하기는 더 그렇고

딱히 식사 중의 잘 모르는 대화에 끼이기도 그래서

애꿎은 밥만 조용히 먹게 되니 내 정량을 넘어서게 되고

그렇게 기계적인 식사를 하는 날은 딱히 맛도 못 느끼게 된다.

오늘 점심이 그런 날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한참 전 한남동 어느 푸드 코트에서 나의 구매욕을 자극하던

도시락 세트를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이름을 붙인 특색 있는 도시락이었고 그 날 못산 것이 꽤 아쉬워서 기억에 남았었다.

마치 일본 신간센에서 먹었던 도시락 세트 같은 느낌이었다.

일단 두 종류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한 종류는 이미 완판이었다.)

출장 끝내고 주말 늦게나 돌아올 아들 녀석의 대체 휴일 식사로 딱이다.

그러고는 정작 나는 다시 2첩 반상이다. 이번에는 볶음밥 2첩 반상.

냉장고에 있는 깍두기 김치 볶음밥이냐 불고기 볶음밥이냐의 어려운 선택이 남았을 뿐

두 종류의 볶음밥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짜장면과 짬뽕 선택만큼 쉽지 않다.

어차피 하나는 오늘 저녁이고 하나는 내일 점심일테지만 나는 제법 신중하게 고민한다.

막내 동생의 김치 볶음밥을 그리도 좋아하는 지금은 군대에 가있는 조카 녀석에게는 쉬운 선택일 것이지만...

그나저나 동창회를 어쩐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