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잘

일은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

by 이일일

[스타트업 사람 살림살이]




자주 질문을 받습니다.


그럼 누가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는지.


10년 동안 면접을 보고 채용을 하는 입장에 있어본 저로서도

어떤 원칙이 있고, 정답이 있는지 잘 모르겠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사람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더더욱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경험이 많이 쌓이고, 사람을 많이 봐온다고, 시간이 많이 흘러 데이터가 쌓인다고 해서

사람을 보는 눈이 100% 정확해지고 방법이 명확해지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실수 없이, 큰 비용 없이 좋은 사람을 채용하고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다 보니

끊임없이 좋은 사람을 알아보기 위해 눈을 씻고 다시 한번 보고 또 봅니다.

그리고는 뒤돌아 눈물을 훔치며 곱씹는 경우들이 있지요.


"이번에도 아니었구나."




거창하게 이야기할 것도 없이 변하지 않는 대명제를 자꾸 떠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괜찮은 사람은 처음부터 괜찮다."


잘 한 번 생각해 보면, 괜찮지 않았던 사람,

처음 면접을 보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부터 별로였던 사람은 끝까지 별로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편견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좋은 사람을 찾고자 하는 채용담당자분들은 흔히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찾고자 최선을 다하실 겁니다. 분명히.

왜냐면 좋은 사람을,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에 느낌이 썩 오지 않았던 사람이 나중에 갑자기 괜찮은 사람이 되어있거나,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쭉쭉 성장해 나간다거나 이런 기적과 같은 일은 잘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우리가 바꿔줄 수도 없기에 그 사람이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통해 성장하고 변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눈과 생각은 비슷합니다. 야속하게도.


그렇기에 나중에 되돌아보고 회고를 해보면.


"내 첫 느낌이 틀리지 않았구나."


떠올리게 됩니다. 내 첫 느낌을.


그때 분명히 그런 느낌들이 있었는데. 별로였던 느낌들이.

그런데 왜 나는 그런 느낌들은 제쳐두고 좋은 점을 또 보고 이 사람을 바라보려고 했던 것일까?

그래서 또 다짐하게 됩니다.


"나의 첫 느낌을 이제부터 믿자."


그리고 또 후회합니다. 첫 느낌을 믿어서 후회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또 믿고, 믿어보려고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어떻게든 뽑아내서

이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대표를 설득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면서 말이죠.




어떤 것이 정답이라서 잘못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채용을 목전에 두고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은 모두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져 있고 시즌마다 공채공고에는 신입들이 줄서서 들어오고,

상시채용에는 경력자들이 꾸준히 들어오는 대기업도,


다소 시스템이 부족해서 마치 세일즈처럼 로켓펀치, 비긴메이트, 링크드인, 원티드 등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사람 한 명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고,

사람인, 잡코리아에도 꾸준히 공고를 올려주면서 채용공고를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고 고도화를 거듭하는 스타트업도


어느 한쪽이 더 고민을 많이 하고, 더 절실한지 그것을 언급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어려운 존재를 어쩔 수 없이 판단해야 하고, 솎아내야 하는 역할을 맡은 분들은 늘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더 근본적인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일은 잘하는 사람이 잘합니다."



허무한 답인가요?


일을 못하는 사람은 아쉽지만 본인이 끝도 없는 노력을 해서 성장하기 전에는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일을 잘하는가, 못 하는가 판단하는 기준은 어떤 정량적인 진단평가도 있을 테고 도움이 되겠지만

사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우리는 모두 직감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느낌을 느껴보신 적 없으시다구요?

아닐 겁니다.


분명히 우린 그런 느낌을 지금도, 오늘도, 내일도 받습니다.

일을 못하는 상황, 혹은 일을 못해서 문제가 생기는 상황, 혹은 내 일이 더 늘어나는 상황

내가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상황,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는데 돌아오는 상황 등등

우리가 느낌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냥 짜증만 내고 지나치지 않는다면.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감탄을 하게 되는 순간. "그래, 이게 일하는 거지." 하며 나도 모르게 뿌듯한 순간.

이상하게 일이 꽤 많다고 느껴졌는데 술술 풀려 칼퇴를 하게 되는 상황.

내가 개떡같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찰떡같이 알아듣고 일처리가 되어 있는 상황.

상상만 해도 좋지 않은가요?


그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계신 겁니다.

(물론 내가 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요.)


어떤 느낌에만 기대서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우신가요?

정량적인 판단이나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마냥 어렴풋하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판단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로 아마 기본적으로 하시리라 예상이 됩니다.


이력서, 포트폴리오, 레퍼런스체크, 서류 심사, 테스트, 실무면접, 인성면접, 임원면접까지 등등

많은 시스템과 절차 속에서 일단 그런 '판단'이라는 것까지 갈 수 있는 인물인가 하는 것은

지금도 이미 꽤 프로세스 안에서 만들어내고 계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도 고민이 되는 분들이 계시고 한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멈추게 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 명을 채용한다는 것이 특히 스타트업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고

만약 잘못 채용하여 이 사람과 이별을 해야 하고 다시 다른 사람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비용을 허비하는 일인지, 투자하게 되는 것인지 알고 계시기 때문일 겁니다.


그럴 때 다시 되새겨보시면 좋습니다.


"그래, 어차피 일은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


채용 면접을 진행하기 위한 전화 통화에서도 느낄 수 있고,
포트폴리오를 전달받는 메일에서도 느낄 수 있고
파일을 정리해서 보내준 구직자가 정리한 '파일명'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면접을 보러 온 분의 태도와 인사 등에서도 느낄 수 있고
서류를 꾸려 내밀었을 때 그 서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태도와 뉘앙스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분명 느끼실 거예요.


좋은 사람을 뽑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신 분들의 '그 느낌'을 스스로 믿어주시고

언젠가 아니 조만간 좋은 분들을 만나실 거예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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