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트 Mar 25. 2022

무제

시간을 돌돌 말아서 납작하게 누른다

그 보태진 뭉치는 한 권의 책으로 남아


교실에 홀로 남겨진 선생님은

비로소 가르치기 시작한다

공간


책이 늘어날수록 내 몸집의 너비도 따라서 늘어난다


선생님

하고 나직이 부르는 목소리

들리지 않을 때 선생님은 선생 노릇을 해 오늘도


칠판은 단 한번도 쓰이기 위해 있은 적이 없다

지워지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은


지우개는 단 한번도 지우기 위해 존재를 안 해

닳아 없어지도록

감각

이전 12화 파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