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트 Mar 25. 2022

백이십일 번째 죄의식에 관해서

자꾸만 옷을 입혔다

마네킹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스쳐지나갔을 때

옷을 한올도 입고 있지 않은 그것의 형체를

마주봤다 맨몸이었다 맨살이었다

알아볼 수가 있었다 옷을 안 입었지만

이건 그것이라는 걸


그건 마네킹이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입이 있었고 그 입은 말을 했다

원망

질타


왜 그랬어?

처음부터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댔는데

단추를 끼울 필요도

옷도 필요 없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거지


처음부터

이전 05화 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