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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트 May 19. 2022

퇴거

그들은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엄마, 아빠, 아들, 딸. 부부와 두 자녀. 아주아주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 티비를 켜면 우연히 마주칠 것 같은 그런 완벽한 가족.

나는 한때는 그 집에 있었다. 가정부나 청소부, 정원사였는지도 모른다. 종종 설거지와 청소도 했고, 정원도 돌보는 일을 기꺼이 즐겁게 했었으니까. 그래서 알 수 없다. 내가 가정부나 청소부, 정원사였는지 아닌지는. 그럼에도 나는 가정부나 청소부, 정원사, 그 이상으로, 무엇보다도 내가 그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사실이라기보다는 환상이나 상상에 가까운, 주제 넘은 생각이었다.

찢어진 자리는 새 실로 꿰매면 되고, 구멍난 자리엔 새 천을 덧대면 된다. 누군가는 그 집에서 결코 설거지도 하지 않고, 청소도 하지 않고, 정원을 돌보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그 가족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난 그때는 몰랐다. 그 사람은 꼭, 그러고 있었다. 잘 들어맞는 자신의 자리에 안착되어있었다.

 집의 굴뚝에서는  짓는 향긋한 내음이 피어올랐고, 나는 종종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집을 지날 때면은  냄새를 맡는 수밖엔 없었다. 향긋하고 잔인하게 피어오르는 냄새. 내가 쫓겨난  - 그리 알면서도, 골똘히도 나자신을 책망했다.  발로 걸어 나오지 않는 ,  집에서 빠져나올 다른 방법은 흔치 않다. 타인 들이 나를 무언가에 실어 올려서 밖으로 내던져버리는 것은 오히려 비상식적이고, 누군가 강제하지 않았어도   발로,  의지로  밖으로 걸어나오는 것은 되려 상식적이다. 내가 나왔으니까, 그렇다면 그건 내가 떠난 일까?




I know you have your good side

I know you have

Even at your worst

you're not so bad

But when you had the choice

you chose someone else

Someone else


I don't wanna meet ya

I don't wanna talk

'Cause I don't wanna know

that nothing's changed at all

You don't need a reason

this is not your fault

I don't wanna know

I don't wanna know

I don't wanna know


My everyday reminder

walking by your house

That I'm the outsider in your crowd


And I tell my mom

I feel like the odd one out

Then she says that

no one really likes Junior High

And I believe her

I believe her

And if I run into you in the same old bar

I'll say, "It's totally cool, I'm not hurt at all"

"It's good to see you, so good to see you"


Sigrid - I Don't Want To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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