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희곡부문 선정작
민수 (태연하게) 왔어?
도은 여보.
민수 어디 갔다 온 거야?
도은 응?
민수 나 빼고 딸이랑 둘이 데이트했다 이거지?
소운 (도은을 쳐다보고)
민수 소운아. 집에 오면 손부터 씻어야지.
도은 어디 갔었어?
민수 내가 어딜 가. 난 계속 집에 있었지. 아 맞다. 바깥 날씨가 꽤나 쌀쌀하잖아. 그래서 잔치국수 만들었어. 소운이 그거 좋아하잖아. 면치기! (부엌으로 걸어가며 그릇에 국수를 담는다.) 오늘 하루. 소운이랑 재밌었어?
사이
도은 재밌었어.
민수 다음엔 나도 끼워 줘야 해.
도은 당연하지.
민수 소운아. 우리 먹자. (그릇을 식탁에 내려놓는다.)
도은과 소운, 서로를 바라보고 서 있다.
민수 (창가로 걸어간다. 창문을 열며) 와! 가을은 가을이다. 단풍나무가 빨갛게 변했어. 봤어?
도은 응. (창밖을 보며) 근데 더 이상 안 들려.
민수 뭐가?
도은 바람 소리…….
소운 (도은과 민수에게 팔짱 낀다.) 행복해!
셋, 함께 창밖을 바라본다.
무대 한쪽에서는 가방잃어버린여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오토바이를탄남자가 앉아 있다. 오토바이, 엔진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바람을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