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by 별빛단상

끝 간 데 모르고 맹위를 떨치던 더위가 이번 비를 고비로 한풀 꺾인 기세다.

반팔 옷이 어색하여 지면 가을이다.

금년에는 윤달이 있어 추석이 늦어 가을 과일들이 명절대목에 맞춰 출하 할 요량인지

본격적인 가을과일들의 변화가 아직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 해인가 이른 추석상에 오를 감이 익지 않아 감의 떫은맛을 빼내려 생감을 소금물에 사나흘 침지하여

차례 상에 오른 적도 있었으나, 금년은 그렇게 잦은 비에도 햇볕이 좋았던 탓인지 과일 작황이 나쁘다는 소식은 없어 다행이다.


오래전 대식구들이 먹거리 걱정을 하며 살던 시절, 다가오는 명절을 앞에 두고

미리미리 명절 준비를 하시던 어머니께서 “추석은 추썩추썩 다가오고, 설은 설설 다가온다”는 걱정 어린

혼잣말을 흥얼거리셨다.

예나 지금이나 명절은 어린아이들이나 좋은날이지 어른들에게는 반드시 겪어야할 고단한 행사 이었을

터이니, 곤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하는


강의가 없는 날 거실에 상을 펼치다.

어느 날은 민화가 어려웠다가 어느 날은 캘리그라피가 어렵다.

연잎은, 약엽 대자가 맞는지 녹청에 대자가 어울릴지 물과 배합의 비율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실제로

그려봐도 난해하다.

또한 색을 칠하는 횟수에 따라서도 색감이 달라진다.

그래서 아직도 가는 길이 요원 하나, 나뭇잎 하나에도 보여 지는 시각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는 것처럼, 단풍의 채색이 녹청에서 주홍으로 변화하듯 조금씩 덧칠하며 배워나간다.


이번 주말에는 터를 마련한 막내의 독립공간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다.

아이들 가족 까지 모두 함께하기 위해서 대가족이 이동하는 긴 행렬이

예상되어진다.


비가 그친 후 새벽운동에서 체감되는 바람이 차다!

하루 이틀 사이에 불어오는 바람이 변화를 느낄 만큼 공기의 기류가 변한 것이다.

이제 곧 변화된 계절이 시작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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