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캐나다로

by 한이

내가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살게 될 것 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항상 불안도가 높아 안정된 삶만 추구할 것 같았던 내가 캐나다에 떠나기로 한 결심은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캐나다에 대한 첫 고민은 고등학교를 재학 중이던 시절에 했었다. 어릴 때부터 난 주변 자극에 매우 예민했었고 학창 시절, 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아있었다.


물론 힘들지 않은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나에게는 그 환경이 너무 버겁고 결국 극복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학창 시절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아니라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었다.


최대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어디로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주변에서 수군거리며 손가락질하는 이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었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정하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조금 지쳐있던 것 같기도 했다. 말하자면 도피성이었는데 이것마저도 주변의 시선이 걱정되어 영어를 배우러 간다는 핑계를 대었다.


왜 하필 캐나다일까. 나의 목표와 계획은 항상 바뀌어왔다. 원래는 호주에 갈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도 못하는 내가 표준 발음과 쓰는 단어가 많이 다른 호주에 처음부터 적응하기에 힘들 것 같았다.


여러 다른 나라를 찾아본 결과, 캐나다가 영어를 배우기에는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비해 안전하고, 도시들은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사는 나라.


목표가 없었던 나에게 캐나다어학연수라는 목표가 생기자 아르바이트를 할 용기가 생겼다.

열심히 일했었는데 그때는 힘든 줄을 몰랐던 것 같았다. 힘들 때마다 캐나다를 생각했다.


목표한 금액까지 모은 후 바로 비행기 티켓을 결제했다. 유학원도 스스로 알아보았다.


이것들 마저도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도시를 정하는 것부터 캐나다에서 살 집을 구하는 것, 유학원에 돈을 입금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었다.


갑자기 드문드문 떠오르는 불안을 잠재운 채 그렇게 하나하나 준비해 갔다.


이 모든 것들은 해결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20년 동안 정말 부모님의 품속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구나. 나는 내가 너무 힘들어 가끔 원망의 화살을 부모님께 돌리고는 했었는데 떠날 때가 돼서야 후회가 되었다.


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다음에 한국에 올 때는 성장한 채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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