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을 억누르며

by 한이

내가 살기로 결정한 도시는 토론토였다. 날 때부터 도시에서 태어나 한 번도 벗어나본 적 없는 나는 결국 또다시 두려워져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비행기 티켓도 사고 유학원을 통해 토론토에서 살게 될 집도 구하고 어학원까지 등록하자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었다. 이제 짐만 싸면 모든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나는 것이었다.


이제 캐나다로 떠난다는 핑계를 대며 열심히 놀았다. 한동안 못 볼 친구들을 다 본다고 매일 놀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출국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출국일을 앞두고 필요한 것들을 사며 짐을 싸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막연하게 떠나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실현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해외여행이라고는 10년 전 사이판으로 간 가족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나에게 인천공항은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다.


혼자 비행기를 타보는 것마저 처음인 나에게, 기본적인 수속절차도 잘 몰랐던 나에게 지구 반대편, 비행기로도 13시간이 걸리는 캐나다에 가는 것은 다시 생각해도 큰 여정이었다.


가족과 함께 위탁수하물을 맡기기 시작할 때 첫 실감이 난 것 같았다.


체크인을 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가족과 헤어질 때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볼 여유가 없었다.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찼던 그때, 다시 생각해 보면 부모님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했던 것 같다.


항상 사고뭉치에 철없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걱정될 만도 했다. 나 역시도 나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렇게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저 정신 차려보니 비행기에 탑승해야 되는 시간이 되었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도 무서웠다. 이런 장시간 비행은 처음이라. 혼자서는 처음이라. 그저 눈을 감고 생각했다. 나중에 눈을 떴을 때 내가 바로 캐나다에 도착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한 후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 진짜 한국을 떠나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과 앞으로 혼자 헤쳐나가야 하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주변 누구도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는 불안함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뜬눈으로 13시간을 버틴 채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다.



keyword
이전 01화20살, 캐나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