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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재 Sep 22. 2018

꿈속의 자취방, 이렇게 찾아라

후회 없는 내 집을 찾기 위해 기억할 세 가지 노하우


앞서 내 집을 찾기 위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실전. 부동산이든 어플이든 직거래 카페든, 다양한 수단에 따라 나의 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알아볼 단계다.



1. 부동산

집을 구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 젊은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동네의 전반적인 시세와 분위기를 아는 데는 역시 직접 발품을 팔아보는 것이 최고이다.

어느 동네든 부동산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상가 건물이 있기 마련이다. 보통 아파트 단지 앞에 위치하고 있다. 하루 날을 잡아 오전 일찍 찾는 것을 추천하는데, 생각보다 집 한 곳을 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동산에 들어가서 원하는 조건을 이야기하라. 컴퓨터와 서류를 바쁘게 뒤적여 데이터를 뽑고, 몇 군데 전화를 돌릴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된다. 중개업자 차의 조수석에 타고 이 곳에서 저곳, 저곳에서 또 다른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할 것이다. 이때 어리숙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여기 말고 다른 지역도 알아보고 있다', '내일도 가보기로 한 곳이 있다' 등 상대가 유일한 옵션이 아니라는 점을 은근슬쩍 어필하고 시작한다.
가장 안 좋은 집부터 보여주므로 절대 첫 술에 만족하지 말자. 히든카드는 항상 마지막에 나온다.
민폐라 생각하지 말고 동네 치안이나 분위기, 집주인 정보 등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은 뭐든지 꼬치꼬치 캐물어라. 그들만한 전문가가 없다.
집을 둘러볼 때 보여주는 것만 대충 휙~ 보지 말고 곰팡이는 없는지, 변기 물은 잘 내려가는지, 장판이나 벽지 훼손된 것은 없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라. 그때는 잘 본 것 같아도 나중이 되면 분명 헷갈리므로 꼼꼼히 사진을 찍어 논다. 이때 찍은 사진은 집주인과 계약 딜을 할 때, 이사 전 가구 배치를 구상할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높은 확률로 중개업자가 보여준 집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으니 미안해하지 말고 '좋은 집 나오면 연락 주세요', 번호만 남기고 당당하게 벗어나라.


장점

그 동네의 전문가에게 가장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편하게 차를 타고 여러 개의 집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단점

집이 100%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부동산 중개업자의 화려한 영업 기술에 넘어갈 수 있다.

계약 성사 시 원룸 기준 5~20만 원가량의 중개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중개업자의 재량으로 조절 가능한 부분이니 가난한 학생일 경우 깎아달라고 해보자..!



2. 어플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요즘 가장 보편화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직방, 다방이 가장 유명한 어플일 것이다. 다양한 개인 및 업자의 데이터베이스가 집합되어 있어 한눈에 원하는 지역의 매물 현황을 알 수 있다.

침대에 드러누워 전국 방방곡곡에 올라와 있는 원룸들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알겠지만, 사실 어플에 올라온 8~90%의 매물들은 부동산과 연결되어 있다. 그중 허위매물도 적지 않으니 부동산 입장에서는 고객들을 일단 매장에 방문하게끔 하려는 '미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어플은 여러 지역을 비교해서 살펴보고 싶을 때, 전반적인 시세를 체크하는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지역, 보증금, 월세 등 옵션을 선택하고 매물들을 살펴본다. 한눈에 훑어보고 괜찮다 싶은 곳들을 '찜'해 놓는다.  
이만하면 대충 다 둘러보았다 싶으면 찜하기 목록을 하나하나 상세히 살펴본다. 거리뷰를 통해 건물 외관이나 위치는 어떤지, 관리비나 기본 옵션 가구에는 어떤 게 포함되어 있는지 등등. 최종적으로 2-3개, 많아야 5개 이하의 집만 남을 것이다.
이제는 직접 발품을 팔 때다. 매물을 등록한 부동산과 문자, 전화 등을 통해 방문 시간을 잡는다. 이때 분명 "그 집은 이미 나갔고, 비슷한 집 보여줄게요"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될 것이다. 갈지 안 갈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나간 김에 다 둘러볼 수 있도록 방문 시간,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하여 순서대로 스케줄을 잡는다.


부동산과 만난 이후로는 1번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된다.


장점

여러 지역의 매물을 빠르고 편리하게 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방들의 위치, 가격, 조건 등을 한눈에 비교해서 볼 수 있다.


단점

어플에서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끼용 허위 매물의 수가 많다.

다수가 부동산에서 관리하는 매물이며, 계약 성사 시 복비가 있는 것은 동일하다.



3. 직거래 카페

세 가지 중 가장 정성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저렴하고 좋은 집을 찾을 기회의 폭도 넓어진다. 중고거래하면 '중고나라' 카페가 떠오르는 것처럼, 부동산 거래에는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카페가 유명하다. 직거래 카페에는 집주인 혹은 방을 나가는 사람이 직접 올리는 매물들을 많이 올라온다. 부동산의 도움 없이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를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집을 찾아가는 것부터 집주인과의 딜, 계약까지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한다. 그만큼 위험 부담과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진짜 알짜배기 자취방은 사실 부동산을 통해 만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집이 나가기 때문에, 굳이 주인 입장에서 수수료를 부담해가며 중개업자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필수 팁, 키워드 알람 설정!


지나간 게시글은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댓글에 지역, 가격 등 기억할만한 키워드를 넣어 댓갈피를 해놓으면 나중에 다시 보기 편하다.
내가 보기에 좋은 집은 누구에게도 보기 좋은 집이다. 여기 괜찮은데 나중에 연락해볼까? 하고 넘기는 순간 그 집은 이미 나갔다. 바로 연락해 집 방문 시간부터 잡아라. 사진으로 완벽해 보이든 조금 아쉬워 보이든 방문해보면 느낌이 또 확 다르다. 일단 마음이 간다 싶으면 다른 사람보다 앞서 무조건 먼저 보는 게 중요하다.
카페 어플을 설치해서 키워드 알람을 적극 활용하라. 원하는 게시판에 핵심 키워드(원룸, 투룸, 지역명, 애완동물, 정원, 옥상, 보증금 1000, 신축, 오피스텔, 역세권 등)를 걸어 놓으면 관련 글이 올라오는 즉시 알람이 온다. 실시간으로 클릭해 살펴보고, 괜찮다 싶으면 바로 전화하라.
현재 세입자가 결혼, 이직 등의 이유로 이사를 나가며 다음 세입자를 찾는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실질적인 주거 환경과 생활 요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좋은 집, 좋은 주인일수록 애정이 묻어나 소개 글과 사진의 퀄리티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깨알 같은 생활 팁을 전수받을 수 있으므로 이런 매물은 꼭 눈여겨보도록.  


장점

가장 다양한 매물을 만나볼 수 있다.

실 세입자로부터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다.(친절한 슈퍼, 중고 가구 거래, 공과금 수준 등)

직거래 형태로 부가적인 중개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단점

좋은 매물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진다. 심지어 집을 보러 가는 중에 계약이 완료될 정도.

부동산을 끼지 않기에 집주인과 직접 딜을 해야 하며 거래 사기의 위험성도 있다. 이 부분이 걱정될 경우 부동산에 5-10만 원가량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종일 폰을 끼고 있어야 하며, 집을 보러 갈 때도 알아서 찾아가야 한다. 부동산과 달리 하루에 몰아서 여러 집을 보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어떤 방법을 가장 추천하겠냐,라고 묻는다면 "전부 다"가 답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어느 한 가지만 사용할 경우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어플로 원하는 지역을 정한 다음, 그 동네의 부동산에 찾아가 한번 슥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고, 카페 키워드를 통해 올라오는 매물들을 실시간 체크하는 식이다. 장담컨대 하루 이틀이면 그 지역 전문가가 될 것이고 일주일이면 내가 원하는 꿈의 집을 분명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집은 인생에서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월세이든, 전세이든 계약 기간 동안 내가 살게 될 내 집인 것은 다름이 없다. 그러니 절대 집을 찾는 데 들이는 정성과 투자를 아깝게 생각하지 말아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당신이 사는 바로 그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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