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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 사람 가탁이 Mar 23. 2023

암환자가 아닌 암경험자로 살겠습니다

건강선언문을 공표합니다!

- 건강선언문 -
잘 먹고, 잘 자고, 잘 누겠습니다!

2023년 3월의 는, 3개월마다 '당신의 폐는 안녕합니다'를   확인받는 게 두렵습니다. 두려워서 걱정이 됩니다.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서 그런지 병원 가는 달은 무척 예민해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행위가 하나도 지켜지지 못한 벌을 받았으니까 기본에서 시작해 봅니다. 내일 결심이 무너지면 어떻습니까. 작심삼일도 123번 하면 1년이 되고 작심이 삼일도 유지가 안되면 하루씩 365번 해보지요 뭐. 긴 인생을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겠지요. 건강선언문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잘 지켜나가기 위해서 감히 만천하에 공표도 해봅니다.


벼랑 끝으로 밀려나기까지의 는,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었습니다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아침은 편의점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등을 즐겨 먹었고 외식과 폭식이 잦았습니다. 채소랑 과일은 잘 먹지 않았습니다. 아! 물론 집에 있는 냉장고에는 나물반찬과 고기가 늘 준비되어 있었지만 제 입에 넣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매 순간 아등바등하느라 제 입에 떠 넣을 여유는 없었나 봅니다 생선보다 고기를 즐겨 찾긴 했었습니다.  음식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쿠키랑 디저트는 즐겨 먹었습니다. 스트레스로 열이 오르면 입에 단맛이 느껴져야 가라앉는 듯했거든요. 

자 이제 선언문의 세부 실천사항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 잘 먹기

식약동원(食藥同原)- 음식과 약은 근본적으로 같다 -이라 하지요. 좋은 약을 찾아 먹기보다 나쁜 음식을 최대한 줄이고(안 먹는 건 아주 많이 힘들더라고요) 제철음식 많이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알록달록 깔맞춤으로 말이지요. 매일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토마토입니다. 어린 시절, 설탕이 듬뿍 올려진 토마토가 보이면 과육은 본체도 않고 달달한 물만 싹싹 빨아먹을 정도로 토마토는 좋아하지 않는 야채였습니다 그런데 그 토마토를 억지로라도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덤볐는데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 않더라는 겁니다. 요리라고 하기에는 노하우가 필요 없는 토. 달볶음을 하루 한 끼는 먹으려고 합니다. 어렵지 않으니까요. 경험상 만들기 어렵거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제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해도 잘 먹지 않게 되더라고요 토. 달볶음 만드는 방법은 바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좋지 않은 음식을 줄이거나 먹지 않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제게는 그런 음식의 대표주자가 "빵'입니다.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낯선 서울에서 이방인으로 근무하는 동안 힘이 빠진  제게 주는 선물처럼 가끔 먹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완전히 발목을 잡혀버렸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이라도'절빵'을 선언합니다!(우선 3일부터 시작해 봅니다 응원해 주세요)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건강이 악화되시면서 엄마는 아버지가 드시는 음식을 제한했었지요.  당연히 아버지의 건강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이셨을 겁니다. 특히 좋아하시던 술과 회는 절대 못 드시게 했습니다. 술 때문에 생긴 병이라고 저 또한 생각했으니까요. 아이러니하지만 저도 술이 필요했고 (이유는 제 글에 적어두었습니다) 필요해서 먹다 보니 좋아하게도 되었습니다. 어느 날 나가실 때 씩씩하시던 아버지께서 초주검이 되어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밖에서 음식을 드셔서 그렇다고 엄마가 화를 내셨습니다.
"묵다가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단다 나는 묵고 죽을란다 묵고 싶은 것도 못 묵고 살아가 뭐 하겠노"

속이 아파 온 방바닥을 구르며 아버지께서 엄마에게 간절하게 내뱉은 말씀입니다. 그때의 저는 그런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해는커녕 본인건강을 챙기시는데 나약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의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 지금의 저는 아버지의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암요 이해하다마다요.


- 자기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매일 꿈에서 헤맵니다. 꿈도 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이 많아서이겠지요. 그래서 '생각 확장시키지 않기'를 선언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유추하거나 짐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오라기만큼이라도 고민하지 않기 위해 퇴직 후부터 지켜온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제안한 식사자리의 계산은 무조건 제가 합니다. 그날은, 끈이 없거나 끈이 편하게 묶여 있는 신발을  신고 핸드폰도 무음으로 해두고 식사모임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쳐다보지 않습니다. 아! 초대해 놓고 계산까지 하게 만드는 지인이나 친구들이 있는데 그때는 살짝 고민을 합니다만 오래 하지 않습니다. 또 보고 싶다면 계산을 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계산을 해버립니다. 이젠 이렇게 살겠다고 생각했더니 편안해졌습니다. 

느슨하고 헐렁하게 살아가려 합니다. 해보지 못했던 것, 하고 싶었던 것 하고 보고 싶은 사람만 보면서 살아가려 합니다. 어장관리하듯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까지 연락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최소한 저와 연락이 닿는 사람은 제가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되겠네요.


-

음식을 잘 먹는 것과 더불어 물을 자주, 많이(하루 1.5리터 이상) 마시기를 선언합니다! 경험치를 공유해 드리자면, 그 은밀한 공간은 최대한 평안한 상태이기를 추천드립니다. 하필 그때 책이 읽고 싶다거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거나 하는 일은 가급적 일어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꾸준함을 이기는 건 없다고 각합니다.

매일 좋은 음식을 먹고, 깊은 잠을 자고, 먹은 것을 잘 내놓으면 남아있는 모든 것이 몸에 스며들어가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나쁜 것들과 싸워 몸에서 쫓아내 줄  거라고 믿습니다


매일 최선을 다해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며 살겠습니다! 

암환자가 아닌 암경험자로 살겠습니다!

꽃망울이 열리고 꽃이 피듯 봄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반드시.

#암환자#암경험자#암#잘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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