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
외롭다는 마음이 자주 드는 요즘이다. 단순히 연말이 다가와서 아니면 주변에 커플이 많아져서 라기 보다는 그냥 외롭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더 정제된 느낌인 공허함이 자리 잡았다.
뭔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 마주볼 수 없고 뭐라고 명명하기는 애매하지만, 불쑥 찾아오는 공허함이 불안감을 만들고 섣부른 판단을 불러 일으킨다.
비어있는 자리는 뭔가를 채울 수 있기보다는 임시단편적인 성격이 큰 자리다. 어떤 거든 들어올 수 있지만, 어떤 게 들어와도 그 자리를 온전히 채울 수 없다. 그렇기에 스쳐가는 많은 것들은 있지만 공허함은 여전하다.
그렇기에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려고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찾으려고 하고 비어있는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달린다. 달리다가 지칠 때면, 잠시 멈추고 또 다시 달린다. 빈 구멍은 채워지지 않은 채로 그저 달린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이 구멍은 가끔 본인 스스로도 잘 느끼지 못한다. 그저 계절 타나? 내가 요즘 예민해서 그런가? 연애를 쉬어서 그런가? 너무 인생이 쳇바퀴처럼 굴러가서 그런가? 등 뻔하디 뻔한 사유들을 가져다가 붙이긴 하지만, 어림도 없다. 그냥 공허한 거다. 그렇게 타고 난거다.
어떻게든 채울 수 없는 이 공허함은 채울 수는 없어도 옆어질수는 있다. 다른 감정들을 강하게 느끼면서 살 수 밖에. 다른 감정들을 촘촘히 느끼면서 살아갈 뿐. 우리는 구멍빠진 독에 물을 붙는 게 아니라 구멍이 있어도 빠져나가지 않는 고체의 물건들을 넣으면 된다. 뭘 넣을지는 본인 선택이니까.
공허함을 없앨 수는 없지만, 너무 거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것은 본인 몫이다.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