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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가는 거리에서 나는

by 김규민

마음속에 거리가 있다

수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있다

수많은 이들의 흔적이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비록 전부 줍지는 못 하지만

더러워진 손은 닦으면 그만이니까


노후된 거리에는 검은 선이 있다

사람이 밟는 거리에 검은 선이 있다

분명 사람에 의한 건 아닌데


그저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끝이 보이지 않는 균열

이 거리의 균열에

이 성장통에

나는 다만

균열을 뚫고 피어날 민들레를

환영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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