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거리가 있다
수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있다
수많은 이들의 흔적이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비록 전부 줍지는 못 하지만
더러워진 손은 닦으면 그만이니까
노후된 거리에는 검은 선이 있다
사람이 밟는 거리에 검은 선이 있다
분명 사람에 의한 건 아닌데
그저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끝이 보이지 않는 균열
이 거리의 균열에
이 성장통에
나는 다만
균열을 뚫고 피어날 민들레를
환영할 준비를 한다
안 좋은 일만 잊고 싶은데 안 좋은 일만 지울 순 없고, 즐거운 일만 쌓고 싶은데 즐거운 일을 소중히 담고도 싶고. 하나둘 나이를 먹어도 깨닫는 거라곤 시간이 빠르다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