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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감정지능 없는 자기주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닥터J 교육칼럼 - 공부는 감정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by 닥터J
“공부 좀 해!”
“왜 자꾸 집중을 못 해?”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들은 대부분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아이는 공부를 그저 해야 하는 일로만 받아들입니다.


Part 3 - 감정지능 없는 자기주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Emotional Intelligence"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감정을 잘 다루는 능력은
IQ보다도 학업 성취와 직업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감정지능의 핵심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자기 인식, 자기 조절, 동기, 공감, 사회적 기술

그중에서도 자기 인식(Self-awareness), 즉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힘이 가장 첫 번째입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몰라서’가 아니라,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일 때가 많습니다.

“나는 수학이 싫어.”

이 말 속에는 사실 이런 감정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를 풀 때마다 내가 바보 같다고 느껴져요.”
“틀릴까 봐 너무 긴장돼요.”
“형이나 언니랑 비교당할까 봐 무서워요.”

이 감정을 누군가 들어주고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공부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너는 왜 그렇게 느꼈을까?”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마음이 좀 복잡하지 않았어?”


이런 질문은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가능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됩니다.


KAIST 서용석 교수는 감정과 AI 시대의 교육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는 감정을 계산할 수는 있어도,
진짜로 경험하거나 이해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어서 강조합니다.

“감정을 감지하고, 그것을 언어화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미래 인간의 가장 중요한 학습 역량이다.”

서 교수의 말처럼, AI는 감정을 계산하거나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인간처럼 느끼고, 공감하고, 말로 풀어내는 힘은 여전히 복제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머리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 다 머리 좋습니다. 단지, 지금 자신이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를 모를 때, 학습은 멈추고, 회피로 바뀝니다.


우리는 종종


“얼른 책 펴!”
“왜 이렇게 느려!”


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는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채 공부라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감정 위에 쌓인 공부는, 조금만 흔들려도 무너집니다.


진짜 자기주도는 혼자 문제를 풀거나 계획표를 잘 짜는 능력이 아닙니다.


지금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아는 힘.


그게 바로 자기주도의 시작입니다.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아이는 자기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줄 알고, 자기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줄 압니다. 그 힘은 점수나 스펙이 따라갈 수 없는 결정적인 경쟁력이 됩니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없애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그게 교육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글, Part 4에서는 이 감정 인식에서 출발한 자기주도 학습을 “부모는 어디까지 도와줘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확장해보려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떠오른 장면이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는 순간,
공부는 의무가 아니라 대화가 됩니다.


#감정교육 #자기주도학습 #감정지능 #부모코칭 #교육심리 #EQ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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